성당에서 내준 이 책을, 난 처음부터 읽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책을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한장씩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데이빗」, 이 조그만 남자아이가 왜 수용소에서 어두운 시간을 보낸 것일까? 데이빗이 탈출하도록 도와준 「그남자」와 요하네스···. 난 점점 많아만 가는 이 책의 비밀에 점점 심취되어 갔다. 탈출한 데이빗의 눈에 아름답게 비친 꽃과 나무, 돌, 풀···. 내가 소흘하게 지나쳐온 일상적인 것에서 신비를 찾는 데이빗.
지구가 황량한 벌판이 아닌 아름다운 꽃밭이라는 것! 하나하나마다 깃든 주님의 오묘한 신비와 정성을 나는 아직까지 모르고만 살았었다.
데이빗이 하느님을 섬기면서 부탁하고 또 약속하는 장면은 정말로 데이빗이 나침반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게 되는 순간이었다. 주님께 보답하기 위하여 스스로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불속으로 서슴없이 뛰어들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은 깨어지지 않은 유리그릇처럼 내 가슴에 와 닿았다.
나는 한번이라도 데이빗처럼 주님께 보답한 적이 있는가! 나는 단지 기대기만 했고 주님께 부탁하기만 했다. 나이어린 데이빗이 내게 물어 온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만약 이렇게 물어온다면?
「당신의 하느님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당신은 그분을 위해 어떤 일을 행합니까?」라고 묻는다면 난 뭐라고 대답할까?
여행중에 만난 농부의 개 「킹」과 여행하던 데이빗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때 킹이 뛰어나가고···. 순간 내 가슴은 한발의 총소리와 킹의 애절한 비명소리, 데이빗의 슬픈 눈망울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죽어가는 개 한마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도··· 그러나 데이빗은 킹을 위해 열심히 여행한다.
그리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어머니와 만나고, 뛰어가 품에 안긴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을 맺고 책은 표지를 닫는다.
데이빗! 나는 데이빗을 통해 나자신이 행복하다는걸 느꼈다. 고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나의 삶에 감사하고, 나를 돌봐주시는 주님과 부모님을 언제나 사랑하면서 살아가야겠다.
많은 것을 가르쳐준 나의 스승, 데이빗, 고맙다. 데이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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