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의 근본과제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대 문명에 대한 성찰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의 삶은 자꾸 불안해지고 더욱 쫓기고 바쁘다는 사실이다. 삐삐, 휴대폰, 무선전화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끼리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 성능이 좋은 새 차가 늘 나오지만 교통사고로 어이없게 죽는 사람도 늘어간다.
현대인에게 단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피곤하고 불안하다는 것이다. 피곤과 불안, 왜 이럴까? 좋은 세상이 아닌가? 돈지갑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살맛 밥맛이 떨어지고 게다가 변비걸린 것처럼 모두들 뒤뚱거린다. 우리 시대의 문화론이 현대 문명을 짚어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문화의 상실이 문제이다. 세계화속에 도대체 우리 문화의 현주소가 없다.
성탄과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다보면 교회안에서도 문화의 빈곤을 절실히 체험한다. 오히려 세속화된 나쁜 문화가 교회안으로 역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돌이, 노래방, 춤, 대중가요, 먹을거리, 옷, 화장, 자동차 등 교회와 문화간의 골이 깊어진다.
교회는 교회이고 현실은 현실이고 따로 돌다보니까 냉담자가 늘어간다. 오염된 공기가 우리의 폐를 잠식하듯이 나쁜 문화가 청소년의 영혼을 삼켜 버렸다. 이제 주일학교 문제도 위험수위를 넘었다.
차라리 성지순례도 이제는 그만하는 것이 어떨까? 관광도 아니고 기도도 아니고 완전 놀자판으로 전락한다. 작년 성탄때에 X-mas를 빙자하여 백화점과 호텔, 술집 등에서 보여준 상업주의는 역겨울 정도이다.
마찬가지로 교회안에 무슨 회식이다 파티다 행사다 하여 벌리는 짓은 바깥세상과 똑같다. 이제 교회의 놀이문화도 쇄신되고 달라야 한다. 그리스도교 생명문화가 세상의 반생명문화를 구원해야 된다고 본다.
사순절 강연을 하기위해서 이 본당 저본당 다녀보면 교회건축문화도 획일적이다. 성가도 축 처지고 신명도 없다. 전례 기도문에 힘이 없고 그야말로 썰렁하다. 젊은이들은 간곳 없고 나이많은 여성들만 앉아있다.
주로 각 본당마다 큰 축일을 앞두고 찰고-교무금 책정-성사표 배부-9일기도-강연-합동고백-대미사-행사로 이어진다.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문제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 교회안에 이루어지는 은총을 더욱 풍요롭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전례의 쇄신이다. 창조물의 성사성과 미사전례와 성사에 있어서의 창조물의 역할을 넓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창조영성을 부활시키는 것도 비전2000년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