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와 여성의 관계는 참으로 중요하면서도 상호보완을 필요로 하는 불가분의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금년 성목요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전세계 사제들에게 보낸 서한 「사제생활에 있어 여성의 중요성」에서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서한은 여성이 없으면 사제가 태어날 수 없고, 또 사제는 이성(異性)으로서의 여성을 사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사제와 여성은 과연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할 것인가가 초점이다.
여기에 대한 교황의 명쾌한 해답은 사제들이 여성을 「자매요 동시에 어머니」로 대하라는 것이다.
먼저 여성을 어머니로 대하는 것은 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성모 마리아에게 혈육을 취해 태여 나셨듯이, 모든 사제들이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로서의 여성관(女性觀)을 지녀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다음으로 여성을 자매로 대하는 것은 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영적인 차원에서 무수한 형제 자매들을 지니고 계시듯」사제들 역시 여성에게서 어머니와 자매의 모습을 동시에 떠올릴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성숙하고 흔들림없는 독신생활을 해나가자면, 사제는 자신 안에서 자매로서의 여성상을 깊이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교황은 「자매인 여성」은 「여인의 영신적 아름다움에 대한 구체적 표현」이며 자매인 여성의 모습은 「우리 그리스도교문화에서 커다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도 바오로가 제자 디모테오에게 「나이 많은 여자들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이, 젊은 여자들에게는 자매에게 하듯이 오로지 순결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라」(1디모 5ㆍ2)는 말씀을 인용한 교황은 바로 「어머니와 자매의 차원은 사제와 여성의 관계에서 두 가지 근본차원」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교황의 이번 서한은 독신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제들과 「바로 여자때문에 사제직무를 포기한 다른 모든이들」과 관련해 발표되었다는 절에서 우리교회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예수 생존시와 사망, 부활시 여성들이 맡아온 역할들을 상기 시키면서 오늘의 교회건설에서 여성들이 남성들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예언직ㆍ사제직ㆍ 왕직에 동참하고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한국천주교회의 경우 93년말 현재 3백25만 명의 신자 중 60%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가만 큼 여성의 역할, 그중에서도 사제와의 관계에서 여성이 담당해야할 몫은 특별하고도 중대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사제가 독신성소를 잘 유지하면서 여성을 자매요 어머니로 대할수 있기 위해서는 사제 못지않게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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