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이 밤, 아주 까만 밤.
잠시나마 여유를 위해 벽에 기댄다. 나는 갑자기 내가 국민 학교때 썼던 일기가 보고 싶어졌다. 한참을 뒤적이다가 예쁜 포장지로 포장되어 있는 나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읽었다. 유치했지만 순수했었던 나, 그리움이란 막연한 존재가 떠오른다.
조그마한 일에 마음 아파하고, 울고 싸우고… 그랬던 내가 더 예민해져버린 인간이 되다니, 마냥 놀라울 뿐이다.
누구나 넘어야 할 벽이건만, 나에겐 너무도 높아만 보이는 벽이다.
이 벽을 보며 심호흡을 하며 내 자신을 돌아본다. 평탄한 길을 걸었으면서도 난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그 평탄한 길을 걸었던 아무런 의미도 찾질 못했다. 난 무의미한 나날을 살아왔다.
인간의 욕구 충족을 토대로 생활한 내게 남는 것은 먼지처럼 날아버리는 나의 작은 인생의 조각들이었다.
그냥 날아 갈 뿐, 아무런 자취도 남기질 못했다.
난 지금 학생이란 존재로 사회에 남아있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팻말을 가진…. 그렇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수 밖에 없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난 그저 묵묵히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순수함을 조금씩 제거해 버리는 이 사회에서 난 당신께 두손모아 자그마한 기도를 드려본다.
내 자신의 모습을 죽도록 사랑하고 싶다.
주님, 당신께서 절 물끄러미 지켜봐 주십시오. 저는 당신의 진한 향기가 되겠습니다.
주님께서 무거운 내 짐을 조금 덜어주신 느낌이다.
적막의 흐름이 조용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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