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프리카 르완다 키베호 난민촌에서 발생한 대량학살로 다시한번 세계가 들끓고 있다. 외신들이 전하는 학살현장에 대한 표현은 차마 듣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살륙당한 현장을 외신은 인종청소 살륙장, 인간 사냥터라고 서슴지 않고 명명하고 있다.
제2의 킬링필드로 불리는 르완다 대량학살에 약 수천여명의 난민이 희생을 당했다고 하기도 하고 또 그 이상일수도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의식이 탄생보다 더 중요한 의식과 절차 속에 치뤄지는 것이 우리 인간의 특권이라면 희생자들은 최소한 인간답게 죽을 권리마저 강탈당한 셈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르완다 학살사태 이후 미국 유엔 등 강대국들과 국제 기구들이 현지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하는 등 나름대로 발빠른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 강대국들의 대책이라는 것이 그리 신통한 것이 못된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경험상 확실하게 알고 있다. 현지에서 일하던 유엔 평화유지군 조차 강대국들의 구호나 지원이 그들 나라의 이익과 선전에 악용되고 있을뿐이라고 밝힌바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프리카 민족간에 벌어지고 있는 내전의 근본원인은 대부분 강대국들이 제공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식민정책의 일환으로 이 강대국들은 민족간의 갈등을 최대로 이용했으며 현재의 갈등은 그 후유증에 기인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프리카 내전은 강대국이나 강대국들이 속해있는 국제기구가 보다 중요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 책임을 지기위해 현재의 국제기구들은 본연의 기능과 힘을 확보하는 작업을 서둘러야만 한다. 아울러 강대국들은 민족적 분쟁과 비극을 돕는다는 명분아래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자국의 선전장으로 이용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책임 유무를 떠나서라도 현재 이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살상 테러는 모든 국가들의 공동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 이 지구상 그 어느곳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을 눈으로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함께 대처하지 않는다면 함께 죽을 수도 있다는 사태의 심각성을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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