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최근 사내 30~40대 남자직원 부부와 자녀 4백 명을 대상으로 부모ㆍ자식간 서로 점수매기기를 해본 결과 자녀는 대부분 「우리 부모는 90점이상」이라고 답한 반면, 부모들은 「내 자녀가 70점짜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아버지는 평균 76점, 어머니는 평균 71점 등으로 자녀에게 점수를 적게 준 반면, 자녀들은 부모에게 평균 90점이란 「후한 점수」를 주었다.
또 자기역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조사한 결과 아버지는 자신을 「67점짜리 아빠」로, 어머니는 「62점짜리 엄마」로 여긴 반면 자녀는 자신을 「81점짜리 자식」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를 놓고보면 부모에 대한 자녀의 존경심은 우려했던 것만큼 낮지 않으나 대개의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자녀는 스스로 자식 노릇을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반면 부모는 자신들이 부모노릇을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 지역사회 교육 중앙협의회가 최근 전국의 국민학생 학부모 2천2백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스스로 매긴 부모로서의 점수는 71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스스로 60점이하라고 답변한 사람도 30.4% 되었다고 한다.
위 두고의 점수를 종합해보면 부모들 스스로 매긴 자신들의 점수는 대략 60~70점 사이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점수를 놓고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오늘의 기성세대인 부모들이 비교적 양심적이고 정확하게 자신들의 모습을 진단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60~70이라는 점수는 잘하는 편도 못되고 그렇다고 영 가망이 없는 점수도 아니다. 이 점수는 앞으로 얼마든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점수임에 틀림 없다.
중요한 것은 60~70점의 성적을 70~80점으로, 그리고 80~90점으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부모들의 노력일 것이다. 이 노력은 부모들이 각자 환경과 형편에 따라 개인적으로 할수도 있고 어떤 모임을 만들어 공동으로 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한 예로 본보 16면에 소개되고 있는 「좋은 어머니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도 전국적으로 활발히 일어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부모는 90점이상」 이라는 자녀들의 기대와 희망을 꺽지 말아야겠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이미 「나자렛」의 부모가 그 모델로 제시돼 있음을 되새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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