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 지난 8일 부산에서 팔순의 한 할머니가 가슴에 카네이션 꽃을 단채 바다에 투신자살한 사건은 진정 효도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올해 81세의 할머니는 함께 살고있던 큰아들(55세) 부부가 외지로 놀러가 인근 조카집에 찾아갔으나 조카마저 집에 없자 조카며느리에게『바다에 빠져 죽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20년전 남편과 사별하고 3남2녀를 출가시킨뒤 큰아들집에서 함께 살아왔는데 막상 어버이날 자신만 혼자 집에 남게되자 끝내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과연 효도란 무엇일까? KBS대구방송총국이 개국56주년 기념특집으로 최근 대구시민 6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효도가 무엇인가?」란 설문에「자식걱정을 끼치지 않는 것」(21.0%)과「안부전화를 드리거나 자주 찾아뵙는 것」(20.0%)이라는 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효도」라는 말을 들었을때 대부분의 연령층에서「반드시 지켜야 할 전통이며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답했는데 그러나 10대들의 11.4%가「효도는 옛 구습이며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고 응답해 젊은이들의 효도관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짐작케해준다.
이처럼 전통적인 효사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이때 13세 소년이 아버지의 괴질을 고쳐드리기위해 허벅지를 도려내 국을 끓여드려 병을 낫게 했다는 최근 한 보도는 참으로 믿기지 않는 전설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살신(殺身)의 효행은 실제로 철종4년(1853년) 경남 사천에서 추성원(秋成元)이라는 당시 13세 소년이 행한 것을 동네 유지와 사림(士林)이 왕에게 보도한「상주(上奏)문서」와 또 이에 대해 철종이 보약 1백첩과 쌀ㆍ보리 각 5말을 하사한 문서「포창완의문(褒彰完議文)」이 최근 공개됨으로써 엄연한 실화로 밝혀졌다. 참으로 놀라운 효행이 아닐 수 없다.
성서는 신ㆍ구약을 통해 우리에게 수없이 많이 그리고 강하게 효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구약시대는 부모를 업신 여기거나 악담만 해도 반드시 사형에 처했고, 10계명중 하느님공경에 대한 세계명다음「부모에게 효도하라」를 첫 자리에 둔 것은 하느님 섬김과 효도를 동일선상에 놓고있다는 증거이다. 곧「자기 아비를 저버리는 것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요, 어미를 노엽게 하는 것은 주님의 저주를 부르는 것」(집회3, 16)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5월 다 가기전에 크리스찬의 효를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볼 때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