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우울한 뉴스를 접하고 있다. 중학생인 아들이 야구방망이로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소식이다.
텔레비전 9시 뉴스를 아들과 함께 보면서 우리 둘은 화면에다 눈을 두고 마주보지를 않았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범인이 된 중학생 아들을 나무라기엔 너무 그 아이가 딱했고, 죽은 어머니를 동정하면서는 가슴이 터질듯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유학생이 부모를 살해했을 때나, 대학교수 부친살해 사건과는 달리, 이번 일에는 자식을 잘못 키웠다거나 사회윤리의 부재 탓이거나 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조언조차도 눈에 띄지 않는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내다버리는 그런 일에 익숙해져서 무감각해지고 있다는 것인가?
지하도 입구에서 미동도 없이 엎디어 있는, 살아있는지 조차도 의심스러운 걸인에게 무관심해질 수 있듯이 그렇게 되는 것인가?
이런 기막힌 뉴스에도 세상이 변했으니까, 시대가 이러니까 하고 막연하게 체념하는 기색이 엿보인다면 지나친 생각일런지.
이렇게 어둡고 불행한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한 건 아니다. 그럼 이런 이야기는 어떤가. 하느님께서는 많은 이의 기도와 청원을 다 들어주실 수 없어 이 세상사람들에게 「어머니」를 만들어 보내셨다고 한다. 또 당신의 뜻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속상하셨지만 그래도 아직은 실망하지 않으셨기에 「아기」를 우리에게 보내주시는 거라고 한다. 나는 하느님께 묻고 싶다. 「그렇죠?」「그러셨군요!」그리고 안심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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