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오클라호마시내 연방 건물 폭파사건은 대구 상인동 사건과는 그 성격이 다르지만 많은 사상자를 내었다. 나는 특히 미연방정부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방법들을 계속 관심있게 지켜보았는데 미연방정부가 희생자 가족들, 그외 이사건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상담과 정신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나로서는 참 부러웠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이나 사고로 정신적, 심리적으로 피해를 입고 그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증세를 PIDS(post-traumatic distress syndrome)라고 미국에서는 진단한다. 전쟁, 지진 같은 천재지변, 강간이나 다른 성폭행 등이 그 원인으로 간주되는데 피해를 입은 사람이 피해를 입기전의 심리 건강의 정도와 피해를 입고 나서 주위로부터의 지원이 PIDS를 극복하는데 주는 중요한 요소들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support group이 발족해서, (예를들면 support group for parent(s) who lost their child)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구 상인동 사건은 어떤가? 무엇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 물질적인 보상도 보상이지만 대구의 피해자와 유가족들, 특히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과연 어떻게 정신적인 충격, 허탈감, 그리고 그 후유증을 극복해 나갈지 아무런 support group도 없지 않는가? 미연방 정부처럼 우리도 상담이나 정신치료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도 배우지 않는다면 아무리 외양간을 고쳐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
지난 주일 대구 보훈병원에 들렸다. 아직도 적지 않은 부상자들이 거기에 있었다. 참으로 가슴 아픈 것은 이번 사건으로 졸지에 장애인으로 전락한 사람들이다. 그 가족들의 심정은 어떻겠느냐? 그 사고현장에서 지하 죽음의 나락에 떨어져 기적적으로 살아난 어떤 신자는 비록 장파열로 고통받고 있지만 내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면서 오죽했으면 장애인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청하였을까?
보상 문제에 대한 각 가지 말이 들리지만 정작 보상할 것은 하지 않고 있다. 어느 누가 천금을 조고 자신의 목숨과 바꾸겠는가. 그 유가족, 부상자, 재산 피해자들에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무조건적으로 보상해야 한다. 그 어떤 보상도 그 상처에 대한 치료가 아님을 당국은 알아야 한다. 그 상처는 당사자들이 지고 나가야 하지 않는가. 만약에 매스컴에서 유가족들이나 부상자들에게 보상 문제로 인하여 마음의 부담을 주거나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온 국민이 낸 성금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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