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31 교육개혁은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세계화와 정보화 사회의 시대적 요구에 걸맞는 획기적인 사항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발표의 내용이 신문이나 방송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으므로 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내용이 광범위하여 발표된 영역만 열거하여도 대학의 다양화와 특성화, 열린교육 및 평생 학습, 초중등 학교공동동체 구축, 인성-창의성 함양교육, 개성을 존중하는 초중등 교육, 교육 공급자의 평가및 지원, 유능한 교원의 양성, 교육재정의 확보 등 여러 가지가 된다.
우선 교육의 기본적인 방향 개방과 자율의 기조에서 교육 수요자의 권리가 존중되어 다양한 학교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열린교육을 지향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교육복지사회(edutopia)」라는 용어가 그동안 교육을 경쟁이나 계층상승으로 연상되었던 것에 비하면 진 일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발표된 교육개혁안을 보면서 이 개혁안이 참된 인간을 형성할 수 있는 개혁안으로 실천되기 까지는 아직도 그 길이 멀다는 느낌이 든다.
먼저, 이 교육개혁안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시행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너무나 상징적인 정책을 많이 보아 왔다. 교육개혁위원회에서 교육개혁의 안은 마련되었으나 이 개혁안이 실천되는 곳은 교육현장이다. 교육현장의 관계자들이 이해하고 합의하여 실천할 수 있는 시행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교육개혁은 안에 그치며 결과를 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교육복지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의 능력과 필요에 알맞은 개별화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국가 수준이 정책이 아니라 교육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실천방안 마련이 수반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개혁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번 개혁안에서는 교사, 학부모, 지역인사, 동문대표, 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가 예ㆍ결산, 선택교과 및 프로그램 선정, 학교헌장 또는 규칙제정 등에 관해 심의한다. 또한 과목별 성적과 과목별 석차 외에 특별활동, 단체활동, 봉사활동까지 포함하는 종합생활 기록부를 작성하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개혁의 내용이 교육에 대한 지역사회인의 참여유도 및 과열과외 완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준비를 착실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학교운영 위원회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지침과 교장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기존의 학교내 역학관계가 변화되어야 한다.
셋째, 우리의 교육개혁은 그 개혁이 어떻게 실천되었는가에 대한 모니터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교육개혁안이 수없이 발표되었으나 그 정책이 어떻게 시행되었는지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찾아 보기는 어려웠고, 더구나 그 결과보고서에 기초하여 차기의 교육개혁을 구안하는 경우는 더욱 찾아 보기가 어려웠다. 때문에 자는 정권이 바뀌거나 장관이 바뀌면 어떻게 또 정책이 바뀔지 불안하다는 얘기까지 한다. 이번의 교육개혁도 과연 어떻게 실천되는지 교육부 당국과 시민단체가 모니터링을 해나갈 수 있기를 제안한다.
넷째, 교육개혁을 실천하기 위해서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였듯이 재정의 확보이다. 이번의 개혁과 같이 다양한 교육체제를 지향하는 동시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여건과 환경이 개선되어야 하고, 여기에 필수적으로 따르는 것이 교육재정의 확보이다.
확정된 9개 분야의 교육개혁 방안이 제대로 실천만 된다면 우리의 교육제도, 교육내용 교육의식을 바로잡아 교육의 기본틀을 다시 짤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혁안은 어떤 분야의 총론적인 개혁방향의 제시에 그쳤고, 또 다른 분야는 실천을 위한 세부계획을 별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일선학교에 학생선발이나 수업의 진행에 대한 자율성이 상당히 주어졌으나 그 자율성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거의 주어지지 않았었다.
현재의 고교 내신성적에 대체될 생활기록부를 일선교사가 작성하게 될 때 객관성과 공종성을 확보할수 있어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의 의식전환과 상호 신뢰없이는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실천할 수가 없게 된다. 현재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생활기록부 양식이 매우 다양하며 기록자, 기록의 시기, 기록의 내용, 기록의 방법, 기록의 근거 등에서 각기 차이가 나므로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인성및 창의성을 함양할 교육과정의 개발도 이루어져야 한다. 얼마전 발표되어 실시되었던 가방없는 토요일이라는 정책은 이번의 교육개혁에 비하면 정말 조그마한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선학교에서는 이 토요일에 갈 곳을 찾느라 혹은 할 것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성 및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 되기위해서는 교육내용과 교육방법, 학교조직, 학교내의 재정, 교사의 태도, 학부모의 태도 등이 모두 변화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제부터는 실천을 해 나가야 할 때이고 그 목표는 세계화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인간과 우주를 존중하는 가치관을 유지하는 인간교육에 주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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