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성사(?)…★
결혼한지 십여년 된 부부가 있었다. 세태가 그래서 그런지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이 점차 사라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사사건건 의견이 대립되고 충돌이 잦아서 소위 이혼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신자가 이혼은 교회법상 금지되어 있으므로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고심하다가 십년전 자신들에게 혼인성사를 베풀어 주신 신부님을 찾아가서 이혼성사(?)를 청해 보리라고 마음먹었다.
십년전에는 자기 본당신부님이셨지만 수소문 끝에 지금은 꽤 시골본당에 가 계신다는 사실을 알았다.
부부가 함께 지난날의 본당신부님을 찾아 시골에 내려갔다. 그래도 잊지않고 찾아온 십년전에 맺어준 한쌍의 부부의 방문이 반갑고 대견스러워 어쩔룰 몰라 하시는 이 신부님께 이 사람들 말하는 것 좀 보게.
「신부님, 우리 그만 이혼하게 허락해 주세요」
「아니, 이 사람들아, 행복하게 살다가 날 찾아 보러온게 아니라 이혼 통고하러 왔단말인가?」하고 버럭 화를 내시며「그리고 우리교회에 이혼이 말이나 돼?」하고 나무라셨다.
그래도 두 사람은 서로 간의 골이 얼마나 깊었던지 「신부님 혼인성사가 있으면 이혼성사도 있을게 아녜요? 그러니 그 이혼성사를 우리에게 베풀어 주십사 이말 이예요」
「흠, 그러니까 둘이서는 이제 더이상 살기 싫다?」
「네, 그래요」
「자네들 그때 내게 혼배성사 청할 때 예물은 얼마냈지?」
「미사 예물만 말예요? 아니면 성당 예식비 모두 포함해서 말입니까?」
「아, 그거야 당연히 다 합쳐야지」
「그럼, 그때 팔십만원 드렸어요. 성당에……」
「팔십만원이라… …? 그동안 물가도 오르고 또 이혼성사(?) 라는게 워낙 특수한 거라서 이번엔 한 팔백 정도 들겠는데……?」
「네, 좋아요 신부님 팔백만원 낼테니까 이혼시켜 주세요」하고 기어이 신청(?)을 했겠다.
금요일 저녁미사후 한복과 정장을 차려입은 신랑 신부를 제단앞에 불러 모으고 무릎을 꿇게 한 다음 어디서 구하셨는지 홍두깨 만한 성수채로 신랑머리를 한대 내리치며 「깨져라!」하시더니 이번엔 신부 머리를 내리치며 「쪼개져라!」하시고 신랑과 신부의 머리를 번갈아 가며 세게 내리 치시면서 「갈라져라!」「헤어져라!」「찢어져라!」를 반복 하시더니 급기야 「뒈져라!」 「죽어라!」 「이 웬수야!」하고 험악한 말씀과 함께 내리치는 그 강도가 어찌나 세고 빠른지 거의 죽을 지경이 된 신랑 신부가 성사(?)를 베푸시는 신부님을 붙잡고 「아이고 신부님, 이러다 우리 죽겠습니다」하고 매달렸다.
그러자 신부님 태연하게, 「그래. 죽으라고 그런다. 너들 중 명 짧은놈 먼저 하나 죽을 때까지 두들겨 팰끼다. 너거는 성서도 모르나?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혼인성사가 풀린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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