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순교자성월이다. 교회는 해마다 순교자성월을 맞아 순교자들의 행적을 돌아보며 우리의 신앙을 비추는 거울로 삼고 순교신심 고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순교자는 그리스도인의 씨앗이란 말이 있다. 곧 그들의 삶과 신앙을 배우고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올바른 신앙생활을 활성화하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피의 터전 위에 설립됐다. 신앙선조들이 흘린 피는 우리의 신앙을 있게 한 뿌리요 교회를 지탱해온 힘이다. 따라서 순교자들의 후손인 우리는 그들의 숭고한 순교적 삶을 본받고 순교신심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그리스도를 증거해 나가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신앙의 쇄신과 내적성숙을 위해 더 큰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이 우리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신앙선조들의 신앙유산이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적 신앙과 기복적인 신앙관 등으로 인해 흐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오늘날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신앙적 위기를 극복하고 영성적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신앙선조들의 삶을 본받으려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울러 쇄신된 영성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이웃에 전파하려는 체계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순교는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죽임을 당하는 일을 의미한다.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을 통해 신앙을 증거하고 그 증거로써 복음의 씨앗을 이 땅위에 뿌리는 것이 순교의 참된 의미일 것이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각자의 삶을 통해 충실히 순교정신을 실천하며 복음전파에 헌신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순교정신일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그동안 일군 외적성장에 부응하는 내적성숙을 이루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이 과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모범과 신앙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신앙 혼을 계승하는데 헌신해야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선조들처럼 피로써 진리를 증거하지 않지만 세속화되어가는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참 진리를 수호하고 지켜나가야 할 소명이 있다. 순교정신을 본받는 것은 단호한 결단을 의미한다. 세상의 가치와는 다른 가치, 참된 진리와 영원한 생명에 대해 주저하지 않는 결단이 필요하다. 올 순교자성월에는 특별히 우리의 삶과 신앙을 나누는 은혜로운 시간을 만들자. 내가 처한 삶의 자리에서 행하는 작은 실천과 나눔이 바로 값진 선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