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무서운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에 장님이 한 몫을 한다. 그들은 눈에 뵈는게 없기 때문이다.
그 장님보다도 더 무서운 사람은 싸울 때 머리를 디밀고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사람이다. 목숨을 내걸고 달려드는데 배겨낼 재간이 있겠는가. 죽어도 좋다는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번 명동성당 침탈에 자행한 청와대는「종교인들이란 무슨 일이 있어도 한 두번 『와』하다가 제풀에 수그러들고 마니까 명동성당에 공권력을 투입해도 괜찮다」는 안이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난 6월 6일과 7일 두차례의 성전 난입을 한 이후 지금까지 전혀 굽힐 줄 모르는 그들의 태도를 보면 그들은 그것을 계속 노리고 있는 듯하다.
허기야 나라 전체가 이제 지자제 선거 국면에 접어들었고, 언론도 상품성 높은 지자제 관련 기사들로 온통 도배되고 있으니 그들에게야 여건 좋을 수 밖에. 김영삼 대통령과 그의 청와대 참모들은 도덕적 양심과 사회적 약자들의 최후의 피난처요, 보루인 명동성당을 짓밟기 전에 이 모든 것을 아주 치밀하게 계산에 넣었다. 그들의 영악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런 잔머리는 가이 천재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계산은 착오였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 잘못봤다. 그들의 계산처럼 종교인들, 특별히 그들이 마지막 타켓으로 삼았던 천주교는 결코 순순하지 않다.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 공개 사과를 향한 우리의 결의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어쩌면 이 정권이 무너져야 하는 그 때까지 우리는 가야 하고 하느님은 우리를 그 방향으로 가도록 힘을 주시고 이끄시기 때문이다. 죽음이 두렵지 않는 삶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다. 의(義)를 위해 죽으면 부활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 각하, 하느님이 보시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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