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해지명에 관한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려 러시아, 중국, 일본 및 몽골의 학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여 동해의 역사적 명칭에 관한 재조명을 해보는 시간을 가진바 있다.
이틀간의 전 토론과정을 지켜본 나는 방청객으로서 소감을 말하면 한마디로 실망했다고 밖에 말할수가 없다. 왜냐하면 동해문제를 국제적 세미나에서 거론하는 것 자체가 국민의 자존심에서 볼때 수치스럽기 때문이다. 동해가 조선해였는것은 이미 세계각국의 고지도에서 밝혀졌고 일본이 제작한 옛지도는 물론 한ㆍ 일조약에서도 조선해로 표기돼있음은 다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일합방전후로 일제는 이 바다를 일본해로 고쳐 국제적으로 통용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이처럼 강탈당한 바다를 찾는데 거액의 돈을 써가면서까지 외국학자를 불러 의견을 듣는다는게 우리의 국가 위신만 떨어질뿐 소득은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 문제는 오로지 국민의 영해 수호 의지와 정부차원의 결단에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날 동해가 한국해라는 당위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국내학자는 단 한명도 없었으며 외국학자들의 논문 발표만을 경청하는 듯한 인상을 준것 같아 사대주의의 한 단면으로 여겨져 마음이 씁쓸했다.
18세기 중엽 프랑스 탐험가 라 페루즈가 발견한 사할린과 북해도 사이의 바다를 그의 이름을 따 라 페루즈 해협이라 명명했는데 이를 슬그머니 소오야해협으로 고쳐쓰고 있는 것이 또한 일본임을 다시한번 우리는 각성해야 한다.
이것은 곧 국가지상주의 성향인것이다. 우리는 어째서 우리 고유의 바다이름을 도로 찾는데 외국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지 답답하기만하다.
장고끝에 내릴 결정이 있고 당장 결행해야할 경우가 있다. 한국해 개칭은 바로 후자에 속한다.
이것이 힘들다면 차선책도 없지는 않다.
죽어서까지 연해에 출몰하여 우리를 괴롭힌 왜구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하고 동해에 수장된 문무왕의 호국정신을 살려 문무해로 명명한다면 우리의 대일 위상도 한층 제고 될 것이다.
또한 남ㆍ서해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바다 역시 중화사상으로 방향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남해는 왜군을 섬멸하여 나라를 구한 이순신장군의 정신이 깃든 바다이므로 충무해로 바꾸고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중국과의 무역을 진흥시켰으며 서해의 해적을 섬멸했던 해상왕장보고의 이름을 기려 서해도 보고해로 고친다면 역사적 의미가 더욱 증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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