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가는 최병렬 전 시장님 그리고 취임하는 조순 시장님! 우선 7개월 동안 밤잠 제대로 못 자고 수고만 하다 물러나는 최병렬 전 시장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박수라도 쳐드리고 성대한 이임식을 마련해 드리고 싶었는데 물러나는 그 순간까지 사고 현장에 작업복 차림으로 굳은 얼굴 풀지 못한 채 그 말썽 많았던 서울특별시장 자리를 물러나는 모습을 보고, 시민의 한사람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러웠습니다.
성수대교 붕괴 사건으로 온통 나라가 들썩이고 꽃같은 어린 생명들을 무더기로 잃은 후 거의 반강제적으로 서울 시장에 임명된 후 물러나는 그날까지 복잡하고 말썽 많은 서울시 살림과 온갖 사고의 예방을 위해 불철주야 애써온 사실을 아마 대부분의 서울 시민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반성하는 삶돼야
이제 선거도 무사히 끝나고 새로운 민선 시장이 들어서게 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 자리를 물러날 수도 있었는데 이 무슨 참변입니까.
이임식장으로 가는 길에 차를 돌려 사고 현장으로 달려온 시장님과 새로 취임할 새 시장님이 사고 현장에서 잔뜩 굳은 얼굴로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는 서울 시민들은 참으로 참담합니다.
이 두 시장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사고로 위임해서 사고로 끝난 서울 특별시장 자리. 이제 그 사고 현장에서 취임식을 하는 우리가 우리 손으로 뽑은 새 시장의 모습을 보고도 우리가 반성하지 않는다면 우리 나라는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 정도로 나라 꼴이 엉망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우선 부끄럽고 자존심이 상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이번 사고가 처음이라면 아무말 하지 않겠습니다. 도대체 몇 달에 한번씩 계속 터지는 대형 참사에 대한 대비가 이렇게도 속수무책일 수가 있는 겁니까?
참사대비 무방비
그동안 무고한 생명이 얼마나 죽었는데도 아직도 우리는 정신을 못 차린단 말입니까.
기초 장비와 전문 인력의 부족은 말할 것도 없고 도대체 누구 명령을 따라야할지 지휘체계는 전무이고 사고 발생20시간이 지난 후에도 우왕좌왕 꼭 호떡집에 불난 꼴로 발만 구르는 상황이라니요?
대형참사 날 때마다 구조적인 개선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아직 국회 통과도 못시키고 여태 법령을 손질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고 중앙구조구난본부 설치는 그 모습조차 불투명한 상태라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지 않습니까.
사망자, 부상자가 1천여명이 넘고 아직 실종자가 몇백명이라면 이건 비상시국이 아닌가요.
자원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더미에 깔린 부상자들을 장비가 없어 제때 구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시민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아실런지요.
구조적 개선 요원
조순 시장님. 취임식도 미루고 사건 현장에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 마음 든든하기도 합니다.
구난본부 설립시급
이번 참사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어야겠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그래도 중앙구조구난본부의 설립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이 어려웠지만 어찌 생각하면 도 어렵게 시작했기 때문에 끝은 쉽고 수월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국가의 일차적 사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지는것인데도 불구하고 요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보호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사명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정신없는 상황이지만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최병렬 전 시장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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