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11일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최명석씨(21세)의 생환은 진한 감동과 삶의 환희를 만끽하게 해준 인간 승리의 드라마였다.
일요일인 지난 9일 오전 8시 20분경 사고발생 2백30시간만에 최씨가 극적으로 구조되는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생명이 그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를 가슴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최씨의 생환이 그토록 값진 것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좌절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평소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에 효성스런 삶의 습성이 죽음의 문턱에서 그를 지킬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부모를 비롯한 형제친척들이 모두 나서 붕괴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그의 생환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도 그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최씨의 생환은 아직도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3백명에 가까운 실종자가족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갖게 했으며 불철주야 십여일넘게 구조작업에 땀흘리고 있는 구조대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크나큰 위로와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최씨의 생환으로 생존자구조작업이 활기를 더하긴했지만 제2의 기적적생환낭보가 들리지 않는 가운데 안타까운 시간만 흐르고 있다.
그러나 생존자구조작업은 그 어떤 일보다 최우선적으로 또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계속돼야한다.
비록 인명구조 첫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해 더 많은 생존자를 살려내기 못한 법적ㆍ제도적ㆍ기술적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지만 이제 남은 기간동안에도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 이미 67년 지하 1백26m 갱안에서 15일 9시간의 사투끝에 구출된 양창선씨(당시 37세)의 사례가 있고 기네스북에는 79년 호주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당시 18세의 한 청년이 물과 음식이 없이 빈사상태에서 18일만에 구조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참사에서 최장생존 기록이 수립될지도 알수 없는 가능성은 인명구조의 중요성과 지속성을 더한층 요청하고 있다.
최씨의 극적생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었다. 바로 이를 위해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절실한 때이다.
그리고 참사발생 12일 현재 2백명이 넘는 사람자들과 그 유족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비와 관용이, 6백여명의 실종자ㆍ부상자들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넘쳐흘러 그들의 죽음과 고통과 아픔이 이제 또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그들이 흘린 무고하고 고귀한 피들이 이땅의 「썩고 병들고 멍든 양심들」을 치유하는 마지막 제물로 승화되기를 두손모아 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