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훈련…★
분도네 성당에는 산간학교 대신에 극기훈련을 떠났다.
『산간학교가 더 재미있는데 왜 극기훈련일까』하며 시무룩하니 따라나선 분도가 속한 교리반의 행군 앞에는 <이 다리는 폭파된 것으로 간주함> 하는 표식이 붙은 다리가 있었다.
멀리서 쌍안경으로 보좌신부님이 살펴보니 분도녀석이 다른애들 보고 뭐라고 지껄이자 일제히 그냥 다리 위를 건너는게 아닌가. 화가치민 보좌신부님이 급하게 오토바이를 뒤쫓아 가서 막 야단 치려다가 분도가 들고있는 삼각기를 보고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분도가 들고 있는 그 삼각기에는 <수영중>이라고 써 있었다.
★…글자배열 때문에…★
미국 교포사목에 나선 N신부님, 지역의 미국인들에게도 선교의 범위를 넓히려는 첫 시도로 본당 울타리 밖에 현수막을 하나 내 걸었다.
영어로 『Now here is God!(하느님은 여기에 계신다)』하고 꺼 붙여 두었는데 어찌된 일인디 전혀 성과가 없었다.
미국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잘 못알아 듣는가? 하면서 울타리에 쳐놓은 현수막을 다시 찬찬히 보니 아뿔사!
그놈의 「W」가 그만 조금 뒤로 써 지는 바람에 『No where is God!(하느님은 어디에도 안 계신다)』라고 쓰여져 있었다.
★…좋은생각…★
막달레나씨 레지오 단원인 엘리사벳씨가 하필이면 술집을 경영하려 하자 다른 단원들이 여러가지 말이 많았다.
『아니 그래, 신자가 술집에 나가면 어떻게 해?』
『글쎄 말이야. 술집여자가 아니면 기껏 잘 말해 줘야 술집 주모겠지.』
하더니 단장인 막달레나씨 더러 어떻게 조치를 좀 취하라고 하자, 그때까지 잠자코 듣고만 있던 막달레나씨,
『신자가 술집에 나간다고 비난만 할게 아니라, 술집여자가 성당에 다닌다고 칭찬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구매철학…★
성가대 단장인 바오로씨는 지휘자의 부탁으로 지휘대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의 악기점 코너로 갔다.
『이 지휘대 얼마 입니까?』
『네 십이만원 입니다.』
그러자 바오로씨는 머리속으로 주판을 튕기기 시작했다.
『십이만원 이라고 값을 매겼으면 사실은 십만원이 정찰가 일것이다. 그렇가면 팔만원까지는 깎일 각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사만원 밖에 지불할 생각이 없으므로 이만원이면 살 수도 있겠다고 말해야 겠군』
★…초청장…★
스테파노씨는 날로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해서 급기야 소위 대머리가 되어 버렸다.
보통 대머리들은 그냥 체념을 하거나 머리 벗겨진 것에 대해 잊어버리고 지내는 편인데, 스테파노씨는 보기에도 딱할 정도로 벗겨진 머리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스테파노씨에게 본당에서 운영하는 신협에서 창립 10주년 자축연을 알리는 초청장이 날아 들었다.
흐뭇한 표정으로 초청장을 펴보던 스테파노씨가 갑자기 방바닥에 초청장을 내동댕이치며 화를 발칵 내길래 왜 그러냐? 며 아내 막달레나씨가 초청장을 주워서 펴보니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었다.
- 부디 오셔서 자리를 더욱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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