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대성당이 「우리 모두의 명동대성당」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98년으로 명동대성당축성1백주년을 맞아 금년부터 2003년까지 향후 9년에 걸쳐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현재와는 판이한 명동의 새 모습을 보게될 전망이다.
명동대성당이 이처럼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려는 것은 한국가톨릭의 모태이며 상징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일신하려는데 있다고 할 것이다.
주지하는 것처럼 명동대성당터는 1784년 이 땅에서 교회가 공식적으로 첫 출범하는 집회가 열린 역사적인 장소이다. 이때부터 명동은 우리를 신앙의 본거지로서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됐다.
오늘의 명동대성당이 축성된 후 근대 1백년동안은 이 민족의 개화와 일제식민통치하에서는 민족해방을 위해 그리고 30년간의 군사정권하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투쟁과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해왔다.
금년으로 우리 민족과 국가가 일제의 식민통치를 벗어난지 50년을 맞아 진정한 해방을 위해 분단된 남북의 통일을 향해 발벗고 나선것도 바로 이 명동이었다.
곧 명동이 지금 이 시점에서 그 모습을 새롭게 갖추려는 것은 당면한 선교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과 더불어 이 사회와 나아가 북한동포들과도 만남과 화해와 일치의 장으로서 자신을 개방하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명동이 교회전례적이고 고유한 영역을 보존하면서도 대사회적이고 범민족적인 차원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을 자임(自任)하고 나선데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지대한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특히 1ㆍ2차로 나누어 총 8천평규모로 이루어질 건축공사가 설계에서부터 마치 운동경기처럼 엄격한 규칙과 공정한 심사위원들을 두고 「설계경기」를 2단계로 치루는 것은 우리나라 건축사에 있어 부실과 부정을 완전히 추방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모델은 앞으로 전국 각교구에도 반드시 파급돼 교회건축물들이 더이상 잘못 설계되고 시공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명동개발의 슬로건이 「우리모두의 명동대성당」인만큼 전국신자의 의견과 소망등이 수렴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와 더불어 명동의 외형이 변하는데 비례해서 우리의 내적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아무리 거창한 목적을 둔 명동개발이라도 외화내빈(外華內貧)이면 헛수고에 큰돈만 낭비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명동개발이 전신자의 기도와 정성이 모여 이루어져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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