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남을 위한
순수한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내 영혼을 챙기기 위한
이상한 욕심이었습니다.
너무도 짐이 많은 세속의 삶이
번잡무성한 가시덤불 속 같고
어거지로 사는 세월에
씨름만 하는 마음의 병이
언제 육신의 죽음을 부를지 몰라
내일을 알 수 없는 육신의 운명보다
행방을 알 수 없는 영혼의 운명이
정작으로 두려웠습니다.
어렵고 슬프게 살아온 세상을 떠난 영혼만이라도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이슬비에 옷 젖듯
내 영혼에 묻어있는 수많은 죄들
내가 잊었거나 모른척 하며
고백실에서「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로 처리한
그 모든 죄들을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을
기도보다 더 열심히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안구와 장기 일체와
시신까지 사후에 기증하기로 서약한 것은
남을 위한 순수한 사랑이 아닙니다
내영혼을 위한 이기심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혼의 이기심까지 용서받고 싶습니다.
이제 내가 진실로 소망하는 것은
언제 일지 모를 어느 훗날
내 육신이 내 영혼의 이기심 대로
잘 쓰여지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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