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간구하는 성프란치스꼬의 「평화의 기도」가 남북한 신자들이 함께 바치는 공동 기도문으로 채택됐다고 한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 소식이다. 그 동안 민족화해와 통일을 위해 남한 신자들이 봉헌해 오던 3개의 기도문 중 하나인 「평화의 기도」가 북한 신자들과 같은 지향을 두고 바치는 교회 사상 최초의 남북 공동기도문이 된 것 이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 대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최창무주교가 지난 8월 29일 명동성당에서의 민족화해 기원미사후 인사말을 통해 북한의 형제들이 「평화의 기도」를 공동 기도문으로 바치자고 제안했다고 언급함으로써 밝혀졌다.
이에 앞서 북미주 교포사목부 총대리 박창득 신부는 8월 중순 북한을 방문, 조선천주교인협회 중앙위원회 장재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한 공동 기도문으로 「겨레의 하나 됨을 위한 기도」(정의구현사제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평화의 기도)(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등 3가지 기도문을 제시해 장위원장으로부터 「평화의 기도」가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철저히 따랐던 복음의 사도이자 평화의 사도인 성프란치스꼬의 평화에 대한 희망과 사랑, 그리고 복음적 이상이 역력히 나타나 있는「평화의 기도는 민족화해위원회가 지난 3월 출범 이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한시적으로 바쳐 오던 기도문이다. 이 기도문이 남북 공동 기도문으로 채택됨에 따라 민족화해위원회는 매주 화요일 민족화해 기원미사때 마다 「평화의 기도」를 계속 바치기로 했다고 한다.
이제 우리 신자들이 해야 할 일은 기도다. 「평화의 기도」에 담겨있는 그 정신을 생활속에 그대로 실천하는 일이다. 항상 북한 형제들을 생각하면서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일치해야 한다. 그리고 내 삶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의혹 절망과 어둠을 걷어내고 진리와 믿음과 희망 그리고 빛을 밝힐 수 있는 신앙인이 되어야겠다. 이런 사랑을 실천할때 「갑작스런 통일」에도 당황하지 않는 민족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차제에 북한선교위원회와 레지오마리애, 전국평협, 정의구현사제단, 민족화해위원회등 각 단체별로 벌이고 있는 통일기도운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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