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옷 입은 첫 신부
-성 김대건 신부
상해 가까운
김가항 성당의 불빛
어둠 환하게 열며 빛난다
1845년 8월
열 이레,
김대건 신부의 서품식은
이마위로
창 밖의 별빛 수없이 쏟아지고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김대건 신부,
그의 머리 위로
별빛 열롱하게 부서진다
십자가에 높이 매달린
예수,
창에 찔린 예수, 목마르다
교황 대리 페레올 주교의
집전으로 시작되었다.
그레고리안 성가
천상의 가락 되어 물결칠 때
흰옷 입은 착한 양
감실을 향해 걸어간다.
촛불 받쳐든
하얀 두루마기의 사람들
줄 지어 따라간다.
칠품인호 새겨진 그의
신음하는 예수,
오 극적인 밤은, 진홍빛
위대한 죽음의 휘장을 찢고
칠보의 눈이 빛날 때,
알렐루야, 구름 속을
하늘과 땅이 화답하는 소리
피로 엮은 봉헌록! 그대의 삶은
한 편의 금빛 서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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