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한국 갤럽조사연구소는 1984년 이후 89년까지 5년간 한국 가톨릭신자 증가율이 타 종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갤럽조사연구소는 또 같은 기간중 신앙을 포기한 사람 즉 「냉담자」비율 역시 개신교와 불교의 경우 증가했거나 같은 수준인데 비해 천주교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이같은 보고는 당시 한국 갤럽조사연구소가 84년 1차 조사에 이어 89년 실시한 제2차「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조사」결과에 의한 것으로 보고서는 1차 조사시기인 84년을 기준으로 볼 때 천주교는 타 종교에 비해 두배 이상의 증가율(24% 증가)을 나타냈다고 밝히고 있다.
갤럽조사연구소의 조사결과가 아니더라도 80년대가 한국천주교회의 전성기였음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사실이다. 89년말 교세통계에 따르면 80년대 10년동안 증가한 한국천주교회 신자수는 총1백36만6천2백69명이던 전체 신자수에 비해 무려 두배 이상 증가한 것을 나타내주는 것으로 숫자상으로 볼때 한국교회의 80년대는 「큰소리 칠 만한 시대」였음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80년대말 기준으로 보면 전체 신자가운데 2명중 1명은 80년대에 입교한 신문교우였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입교한지 10년 안팎의 「젊은 신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80년대의 젊은 교회였지만 당시 교회는 늘어나는 냉담자ㆍ행불자문제로 이미 커다란 고민거리를 등에 업고 있었다.
89년말 한국교회의 냉담자수는 26만2천5백여명, 행불자가 33만6천4백여명으로 신자 총수의 22.92%를 차지했다. 늘어나는 신자수 못지않게 역시 늘기 시작한 냉담자 행불자는 80년대의 전성기, 그 한켠을 좀처럼 먹어들어 가고 있었다.
오늘 우리가 해야할 고민은 바로 이 「불행한 수치」들이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늘어 나는 추세에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주 우리가 접한 교세통계표는 94년말 현재 한국교회의 행불자를 포함 냉담자 수가 23.6%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이는 3백30만을 넘어선 신자 총수가운데 무려 83만 4천3백51명으로 신자 4명중 1명은 어떤 이유에서건 쉬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쯤되면 최근 결혼한 부부 7쌍 가운데 1쌍이 이혼한다는 사회적현상보다 훨씬 심각한 우리 신자들과 신앙사이의 「잠정적 이혼상태」나 「별거상태」를 실감 할 수 밖에 없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해 한국교회 신자 증가율은 4.0%에 머물렀다. 이는 6%를 넘었던 91년도에 비하면 2/3 수준이고 평균 신자증가율이 7.69%를 기록했던 80년대와 비교하면 무려 절반 가까운 수치에 불과한 증가율이 아닐수 없다. 결국 한국교회의 신자증가율은 92년 4.9%, 93년 4.67%, 그리고 지난해 4.02%를 기록, 내리 3년동안 4%증가에 묶여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그동안 몇가지 조사결과가 밝힌대로 현재 한국교회 신자들의 주일미사 참례자 수가 35%에서 40%선에 머물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과 맛물려 한국교회의 「외화내빈」의 현실을 그대로 노출해주고 있다 하겠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할 또 다른 대목은 한국교회 신자수의 약 40%에 육박하는 젊은 신자들의 70∼80%가 교회를 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멀리하는 젊은 신자들이 계속 늘어난다는 사실은 한국교회의 앞날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명시해주고 있다. 「젊은이들이 없는 교회」는 「미래가 없는 교회」와 같은 얘기다. 지금, 교회의 중심부에 서있는 우리 기성신자들이 이 위기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껍데기뿐인 교회를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고 말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82년 한국교회의 신자증가율은 8%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2백주년을 겨냥했던 한국교회는 80년대 들어 공동사목교서를 책정했고 81년도는 바로 「이웃전교의 해」였다. 숨막히던 70년대와 경직의 80년대등 당시의 사회분위기가 교회의 호황을 불러일으켰다면 전교에 대한 뚜렷한 숙제를 주었던 81년의 이웃전교라는 목표 역시 신자증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읽을수 있다는 얘기다.
병은 초기에 고치는 것이 손쉽다고 한다. 오래된 병일수록 처방도 복잡하고 낫는확률도 적어진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한국교회가 「냉담자 병」과 「행불자 병」을 앓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해가 갈수록 깊어만 가는 한국교회의 이 고질병을 지금 당장 고치기 위해 마음 독하게 먹지 않는한 어쩌면 우린 되돌릴 수 없는 병마속에서 영원히 잠자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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