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날 때는 깨끗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조금씩 오염되어 간다. 그러므로 그 오염된 마음을 정화 시킬 수 있는 길은 교회법에 따라 충실하게 살아가는 길밖에 없다고 말씀하신자가 엊그제 같은데 선종하신 소식을 가톨릭신문을 보고 알았으니 저의 무심함을 천만번 회개하며 신부님께 천만번 용서를 청하옵니다.
고 한봉주 신부님을 처음 만난 곳은 논산 연무대 군인성당이었다. 1971년 당시 성당이 없어서 군인극장을 개조한듯 만듯한 곳에서 논산지구 가톨릭 장교회 총무일을 보면서 신부님을 모시고 훈련소의 수십곳 흩어진 각 훈련장 및 공소를 순회하며 장병선교 및 미사에 열중하시던 그때 그 모든 모습이 바로 몇시간 전 같이 생생한데 우리를 두고 선종하시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금년 3월 문안 인사 드렸을 때만 해도 정정하시던 신부님께서 메아리만 주시고 가시다니 저의 슬픈 마음을 어떻게 달래려고 가셨습니까?
남부럽지 않게 잘사는 사람일수록 머리가 세워지고 감투쓰기 좋아하고 높은자리 앞자리에 앉으려고 온갖 욕심으로 가득차 사람됨을 잊고 일상을 연속 상영하다가도 주님의 말씀으로 목욕하면 깨끗해 질 수 있는게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하냐는 말씀 등등 그분의 가르침이 없었던들 나의 신앙 생활은 물거품내지는 소나기성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고 한신부님의 특별한 가르침이 헛되지 않도록 충실하게 내가 맡은 바 교회 사업과 모든 일에 전심전력할 것을 신부님 영전에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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