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공동구입이다. 우리가 반 모임을 할 때 말씀나누기 7단계로써만 끝나서는 안 된다. 생활의 문제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영성으로 생활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하되 그 노력의 시도가 공동구입이어야 한다. 왜 공동구입인가?
지금 우리는 엄청난 상품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우리를 소비자라고 부르고 있다. TV광고는 매일 그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소비자에게 주입시켜 대량의 수요를 창출한다. 대기업의 판매전략이나 이미지광고를 보라. 있으면 편리하고 없으면 불편하다는 의식을 암시로 통해 세뇌시키고 있다. 외국 배우를 동원하고, 엄청난 속도로 신제품을 개발하여 구제품과 바꾸어 버리고, 개성화 시대라고 하여 소량다품종화를 비싼 가격으로 매출한다. 최근에는 그린형, 절전형, 에너지절약형, 근검절약형이라고 선전하면서 현명한 소비자는 이것을 선택한다는 식의 속임수 광고를 수도 없이 내보낸다.
과연 우리는 광고대로 사는 광고인 인가. 그리고 상품화 사회에 사는 소비인인가. 소비인이 아니라 생활인으로서 주체적으로 필요한 것만을 공동으로 선택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의 소비행위는 내 돈 내고 내가 소비한다는 식의 경쟁적 이기적이다. 더욱 자원이 낭비되고 파괴되고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가 금전과 상품만으로 대치되는 소외의 상태로 전락되는 것이다.
우리가 만약에 어떤 생활자재를 구입할 때 필요한 것만을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협동하여 구입한다면 인간과 인간이,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공동구입을 통한 협동, 기초 공동체이다. 영성의 사회적인 책임이기도 하다. 우리 교회의 기초 공동체가 힘이 없는 것은 영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신앙을 생활의 방편도구로 보기 때문이다. 반 모임을 통하여 생활을 발견해야 한다. 반찬, 도시락, 육아, 교육, 환경, 밥상, 농약, 교통, 성폭력, 쓰레기 문제를 같이 상의하고 해결점을 모색함으로써 주체의 영역이 생기고 조직에 힘이 생기는 것이다. 이 작은 조직들을 연대하면 하나의 압력, 도전, 변화의 힘이 생긴다. 이것이 복음화가 아닌가?
오늘날의 시장경제는 전 지구를 멸망으로 이끌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 시장경제를 쇄신하고 청빈의 덕을 정치화할 때 세상을 성화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본당 안에서 작은 품목만이라도 협동하여 공동구입 한다면 자연스럽게 기초공동체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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