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참다운 화해와 일치를 구현하기 위한 민족화해학교가 지난 4일 문을 열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최창무 주교)가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설한 민족화해학교는 가톨릭교회가 마련한 체계적인 통일교육의 장(場)이라는 점에서 여간 반가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일회적이 아니라 상시적이고 항구적인 통일교육의 장으로 운영될 민족화해학교 개설은 지속적인 계몽과 교육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민족화해와 통일 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기 위한 적절한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번 민족화해학교 개설은 서울대교구가 광복 50주년을 맞아 진정한 의미의 해방을 추구하며 갈라진 민족의 연대를 다지기 위해 지난 3월 1일 민족화해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주 화요일 정례적인 민족화해미사 봉헌과 함께 지난 8월 29일부터 남북한 신자들의 공동기도문으로 채택된 성프란치스꼬의 「평화의 기도」를 계속 바쳐온 마음가짐의 연장선상에서 통일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제공됐다는 점에서 더욱 반가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좌, 우의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에서 벗어나 중도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통일문제에 접근하고자 하는 민족화해학교는 신자들은 물론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한 통일관을 정립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민족화해학교는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통일논의에서 벗어나 생산적이고 실천적인 측면에서 통일문제에 접근함으로써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통일에 한걸음씩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4일 오후 개강미사 중 강론에서 최창무 주교가「참다운 통일은 하느님이 뜻하시는 통일이며, 선물로서의 통일이고 화해와 일치의 결과로 얻어지는 통일」이라며 통일의 의미와 원칙을 제시한 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통일을 위해 너무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에만 의존해 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한다.
이제는 정치와 힘의 논리가 아닌 다른 논리로 정치를 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통일을 논할 때가 되었다. 민족화해학교 개설과 더불어 이 세상에는 정치논리, 경제논리 이외에 또 다른 사랑의 질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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