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신자 대다수가 전교 활동을 외면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본보 10월 8일자 1면)가 있었다.
이 사실은 서울대교구의 50여개 본당 선교분과위원 1백13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한 선교관련 설문조사에서 87%가「선교사명을 알고는 있지만 직접 나서서 하지는 않는다」고 응답한데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설문조사 대상자들이 평범한 신자가 아닌 선교분과위원들이라는 점과 이런 현상이 결코 특정 교구에 한정된 사례가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본다.
그럼 선교사명은 알고는 있지만 직접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의 과반수에 달하는 48%가「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쉽게 말하면 선교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못하는 신자가 반수나 된다는 사실이다.
이 응답결과를 보면 선교문제에 있어 무엇인가 크게 잘못돼 있음을 직시할 수 있다. 그것은 한마디로 교회당국의 책임으로 돌릴 수 밖에 없다.
교회는 지금까지 선교방법은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선교책임만 강하게 주입시켜준 셈이다. 현대라는 구체적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선교할 것인가 그 방법을 가르쳐주지 못한 책임이 교회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자들은 선교에 아예 무관심하거나 또는 큰 부담 없이 안일한 선교방법을 찾기 마련인데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바람직한 선교방법으로「자신의 표양으로 남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을 지적한 것은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교는 말씀선포를 통한 직접선교와 생활의 모범을 통한 간접선교 그리고 각종 미디어를 통한 매체선교 등으로 구분해 보는데 바로 직접선교가 안되니까 간접선교나 매체선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표양이 수반되지 않은 백마디의 말에 의한 직접선교 보다 모범적인 삶의 증거를 통한 간접선교가 더 효과적 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같은 간접선교의 결과는 분명히 직접선교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따라서 교회는 서둘러 신자들에게 직접선교의 방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방법만 알면 전교하겠다는 신자가 반수가 되는데도 이들을 붙잡지 못하면 교회는 영영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
오래 전부터 전국차원이나 각 교구 단위에서 선교전담기구를 설치, 그 방법을 연구 교육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어 왔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어 보인다. 선교센터든 선교학교든, 선교를 전담하는 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선교가 교회를 지탱하는 유일한 받침대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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