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금…★
『신부님, 우리 베드로씨 더러 뭐라고 좀 해주세요』하고 체칠리아씨가 말했다.
『베드로씨가 뭐 어쩌는데요?』
『그양반, 주회하러 가기만 하면 맨날 밤샘하거든요』
『주회에서 형제들끼리 밤새워 기도하고 말씀을 나누고 하는건 좋지요 뭐!』
『아이고! 신부님, 기도하느라 밤새우면 내 걱정도 안하지요. 2부순서는 꼭 고스톱을 치느라고 그러잖아요』
『형제들끼리 우정을 돈독히 하느라 잠시 오락으로 고스톱을 치는건 별루 탓할게 아니오』
『잠시 재미삼아 하는게 아니니까 그렇죠. 잠시 하다가 돌아오는 날은 별루 없고 어떤 주엔 아예 그 다음날 아침까지 뻗친다니까요?』
그러자 신부님 왈. 『뭘 모르시는군. 잠시 치는 것은 우정을 위해서 치는거고, 밤을 새울땐 교무금 때문에 그러는 거라요』
★…큰일났네…★
교회안에 여러가지 기도모임이 있는데 갖가지 피정과 연수회도 열린다. 평신도는 물론이고, 신부님과 수도자도 함께 참여하는 3박4일 대피정에서 교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취지에 걸맞게 매순간 즉석에서 지명하여 기도를 주도케 했다.
즉, 식사때가 되면 진행자가 갑자기 『어느 본당에서 오신 아무개 형제님께서 「식사전 기도」를 해주십시오』 이런 식이 었다. 물론 「식사후 기도」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피정에는 소탈하신 성품의 J신부님도 참여 하셨는데 여름방학때라 로만칼라 대신에 남방셔츠 차림으로 휴게시간에는 다른 평신도수강자들과 격의없이 지내셔서 어떤이는 이분이 신부님인줄도 모를 정도였는데 「어렵쇼?」 다음날 아침 미사때 보니 이양반이 지도신부님과 나란히 서서 같이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게 아닌가?
『복사하라고 하면 몰라도 나보고도 저 친구처럼 미사집전까지 시키면 어쩌나?』하고 한 수강자는 전전긍긍했다.
★…독점…★
성모당엔 언제나 신자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만큼 기도의 행렬이 많다는 말이다.
가난한 신자 한 분이 무엇인가 간곡히 기도하고 있었다. 어찌나 간절했던지 그의 기도소리가 나즈막히 옆에서 기도하는 사람에게까지 들렸다.
『성모님, 아이들이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오늘 하루종일 굶었는데도 라면하나 끓여줄 형편이 못되는군요. 내게는 단돈 만원 한장도 없답니다. 성모님, 간곡히 비오니 제게 만원이라도 우선 벌 수 있게 은총 베풀어 주소서…』
그러자 옆자리에서 기도 하고 있던 돈 많아 뵈는 신자 한분이 얼른 돈 만원을 지갑에서 꺼내 주며 『자, 여기있소, 돈 만원, 그러니 제발 성모님께서 그런 사소한데까지 신경쓰시도록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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