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교회 내부는 혼란이 지배하고 있는 듯 하다. 그 단적인 예로 전년도에 비해 신자 증가율도 4%에 불과하고 행불, 냉담자도 늘어간다. 특히 냉담자 문제는 대도시 본당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단순히 드러난 증상으로 보면 반창고 몇개 정도만 붙이면 되겠지만 사실은 병이 깊은 것 같다.
그리스도 신앙의 언어와 상징들이 산산조각이 나서 우리는 단지 개인적인 경험에 호소하는 요소들만 가지고 있다. 그것도 특히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을 굶주리는 시기에 우리는 전통 그리스도 신앙의 가르침과 경험과 어떻게 접촉을 해야 하는지 거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신앙은 사소하고 개인적이고 1차원적이 된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것은 그리스도 신앙의 전통이 붕괴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분열 즉, 세심하고 건설적인 철학적, 신학적, 도덕적 문제의 고려가 가능한 합일된 구조가 사라진 것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교회뿐 아니라 유럽교회가 더 그런 것 같다. 여러 이데올로기, 이를테면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 핵실험과 같은 결정이 지구와 약한 사람들에게 치료 불가능한 상처를 입히면서 미친듯이 날뛰고 있다. 지적이고 도덕적인 영적인 삶이 유지될 수 있는 의견의 일치를 더 이상 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교도들이 오랫동안 지배적이었고 지금도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암흑의 시대가 우리에게 다가온것이다.
본당마다 획일화 된 신심행사, 9~10월이면 어느 본당할 것 없이 관광버스로 내달리는 이른바 성지순례 공해시대에 성지 순례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성지는 우리안에 가정안에 있지 않는가?
답답함과 무기력, 냉소와 겉치레가 교회안에 자리잡은 지 오래이다. 점점 더 교회가 신(神)의 무덤이 되고 있다. 문화마저도 상품화되듯이 교회도 자본주의 속에 맥을 못 추고 있다. 교회는 조직이 아니라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교회는 무슨 체제가 아니라 운동이다. 제도로서의 교회와 영성으로서의 교회, 교회의 구조와 백성들의 열망, 교회의 언어와 백성들의 언어, 교회 그 자신과 백성들이 보고 느끼는 교회의 요구수준의 단절에 대해서 무감각해져 있다.
교회는 바뀌어야 한다. 살아있는 유기체로 전환해야 한다. 내 생각엔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의 현실적인 대안으로써 생활협동조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불교계에서는「불자에게는 잘못이 없고, 오직 출가자에게만 잘못이 있다」는 전제하에 불교중흥의 3대 과제로 용맹정신, 정기적인 출가자 교육, 재산의 투명한 운영을 들고 있다. 우리교회에서도 이와같은 제도권의 쇄신이 지금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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