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전교의 달」이며 10월 22일 주일은「전교주일」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번 전교주일 담화문을 통해『전교주일은 복음화를 위한 더 큰 열정을 내려주시도록 주님께 간구할 좋은 기회』라고 천명했다. 이어 교황은『이는 증오와 폭력, 불의가 판치고 특히 삶의 참된 의미가 상실된 이 시대의 남녀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인 봉사』라고 강조했다.
사실 선교야말로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다.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죽은 교회이거나 인간적인 조직체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때문에『온 세상에 가서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시오』(마르16.15)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쫓아 교회는 복음선교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교회 속에서도 영세입교자의 수가 많은 것으로 유명해진 한국교회가 최근 몇 년사이 신자증가율이 계속 둔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자 증가수의 절대치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적절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한편으로 냉담자 및 행방불명자 수는 계속 늘어남으로써 교우 네명중 한명이 냉담 혹은 행방불명 상태라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 교회가 직접 또는 간접선교를 통한 복음화 사업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해 주교 있다. 이와 함께 점차 다변화되고 정보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세속환경 속에서 교회공동체를 질적으로 성숙시켜야 할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1987년을 정점으로 대인 영세자의 수가 매년 감소하는 현상을 보고 근래 여러 교구와 본당이 펼치고 있는 선교노력이다. 서울대교구가 선교국을 설치하고「선교학교」와「신앙학교」를 개설키로 한 사실이나 2천년 이전 1999년도까지 지역복음율 10%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신자 수 6천명 증가운동을 펼치고 있는 청주교구의 노력이 돋보인다. 여기에다 교구의 심장인 신학교를 건립하는데 15만 교구민이 총 매진해온 대전교구가 최근 신학교를 봉헌하고 올해를 원년으로 2천년까지 계속될「선교대장정」에 돌입함으로써 그 결과가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해 가을부터 각 지구별로 사목회의를 여는 등「교구 사목회의」를 개최 이 시대 우리교회의 당면문제를 헤쳐 나가려는 전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구대교구를 비롯 그외 여타 교구에서도 한국교회의 당면 현안문제인「선교」에 총력을 쏟고 있는 모습은 여간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확산주세에 있는 가두선교단의 활동과 광주지역 한 평신도가 솔선수범하고 있는「방문선교」등은 우리 가톨릭 신자들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하면 된다」는 확실을 심어주며 직접선교의 효용성까지 입증해보여 주고 있다.
여기에다 신자 한명당 한 사람씩을 전교한다는「1+1운동」을 벌이는 원주 황지본당을 비롯 전신자들을 선교사로 무장시키기 위해 선교회를 조직하는 본당이 있으며 복음화 학교를 운영하고 선교 상담실을 개원하며 기존의 반조직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전교에 열의를 보이는 본당이 많다.
우리가 이렇게 여러 방면으로 전교를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한다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전교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기에다 외교인을 수명에서 수십명씩 전교하는「전교왕」이나「평신도 선교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의 기도와 노력 여하에 따라 전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가 예비신자들의 감소 현상을 시대적인 흐름으로 돌려버리고 앉아서 기다리는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가서 예비자들을 찾아 인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자신이 신앙심으로 무장되어야 하겠다. 어느 사제 연수회에서 한 사제가 현재의 교회와 본당 생활에서 사제들이나 신자들 모두가 신명나지 않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하자 참석 사제들이 동감을 표시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앙생활이 우리에게 짐스럽고 아무런 기쁨을 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생활이 먼저 복음화되어야 한다. 선교는 복음화인 것이다. 복음화는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셨습니다』(1고린1.17)라고 설파한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일은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회 밖으로 복음을 선포하는데 주력하고 교회 내의 신자들을 위한 배려를 소홀히 해오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이러한 교회 운영으로 인해 외적인 교세가 증가했으나 교회 내적으로는 냉담자 또한 증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신자 수 50만명을 헤아리는 일본 가톨릭교회가 한국교회 보다 신자들의 삶이 보다 신앙적(?)이라는 방문자들의 증언은 새겨볼 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이제 한국교회도 신자 수와 성당의 숫자 늘리기에 급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참된 질적선교를 위해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끝으로 교황의 전교주일 담화문 말씀을 새겨보며 전교주일을 뜻있게 보내도록 하자. 『이날, 우리 모두가 사랑의 문화의 전초(前哨)인 선교를 위한 기도와 희생 그리고 구체적인 지원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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