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에게 보낼 생신선물을 사려고 제1구(一區)에 가서 이가게 저가게를 기웃거려 보았으나 살만한 것이 마땅치 않았다.
서당안에 들어가 양초에 불을 붙혔다.
돌아오는 스트라센반 안에 순진하게 생긴 처녀 총각이 서로 팔로 감싸고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 단정하게 생긴 신부가 앉아 있었다. 검은 외투를 입고 검은 신을 신은 신부가 단정하게 앉아서 서로 포옹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다가 가방에서 책자를 꺼내 읽었다.
이 젊은이들은 대담하게 신부 앞에서 포옹하였다. 신부는 미소를 지으며 그가 읽고 있는 책자에 몰두하는 체 하였다.
여자아이가 포옹을 하면서 남자아이한테 키스하고 난 후 내렸다.
신부가 여자아이 앉았던 자리 옮겨 앉아서 남자아이와 자연스레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시작하였다.
무슨 얘기를 할가 나는 궁금했다.
남자아이의 은빛머리, 하얀 피부, 커다란 순진한 눈, 선량한 웃음은 구김살 없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들은 린 플라츠에서 내렸다. 두 사람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 신부는 공원으로 대각선을 가로질러 갔다.
남자아이가 비로소 조금쯤 어색한 듯이 뛰기 시작했다.
헐벗은 나무 사이로 검은 가방을 든 검은 외투의 신부가 홀로 걸어가고 있는 것이 퍽 아름답고 고무적으로 보였다.
그들은 무슨 얘기를 나누었을까? 그 의문이 남아 있지만 아름답게 보이는 모습이 었다.
눈부시게 밝은 해볓이 마른 나무가지들과 땅에 진 잎사귀들을 맑게 어루만지는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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