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탄로가 메가톤급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초 3백억원대로 추정되던 액수가 4백 85억원으로 늘어나고 차명계좌의 원주인이 노씨로 밝혀지면서 국민의 분노와 허탈은 걷잡을수 없는 상황이다.
불과 몇달전 총무처장관이 전임 대통령의 4천억 비자금설을 발설했다가 해임될때만 해도 국민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리고 이번 국회에서 한 야당의원이 3백억대의 비자금을 폭로하자 노씨측이 명예훼손이라며 당장 고소하겠다고 맞대응할때만 해도 긴가민가 했었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가 제시되고 더이상 빠져 나갈 구멍이 없게 되자 그제서야 시인하는 추태를 보였다. 한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것도 스스로 『깨끗한 정치』『정치의 윤리도덕성』을 역설했던 『보통 사람』으로서 파렴치하고 여간 창피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노정권의 비리와 부정축재 의혹은 재임시는 물론 퇴임후에도 계속 관련 사건들이 터질때마다 불거졌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대형 국책사업중 율곡 사업하나만 공식커미션이 4~5천억원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재임시 골프장이 1백 39개 인가됐는데 건당 10억씩의 사례비가 주어졌고, 기업들이 바치는 정치헌금은 그 숫자와 액수는 알수 없어도 모재벌 총수 한사람이 여려차례에 걸쳐 2백 60억원을 바쳤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때 그 규모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알수 있다. 대략 노정권의 비자금 소위 『통치자금』을 적어도 7천억원 규모로 잡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 자금중 현재 쓰고 남은 돈이 이번에 밝혀진 것이라고 하는데 국민들은 잘 믿지 못하고 있다. 더 많은 검은 돈이 각기 다른 모습이나 가. 차명으로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씨는 이제 용단을 내려야 한다. 더이상 국민을 속이려하거나 어떤 변명을 해서도 안된다. 전체 비자금의 조성경위와 규모, 사용처 그리고 잔액을 숨김없이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그 동안 국민을 우롱하고 거짓말한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국민의 용서를 겸허히 청해야 한다.
노씨는 지금까지 용케도 『통치행위』니『통치자금』이니하는 명목으로 누려온 초법적이고 치외 법권적인 보호를 이번에도 받으려해서는 결코 안된다.
이번 비자금사건은 「5.18 특별법제정 및 특검제 도입」을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과 맞물려 국민감정이 더욱 악화될 소지가 높다.
이처럼 분노와 허탈이 치솟고 있는 국민감정을 진정시킬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노씨의 진솔한 사실진술과 진심의 참회행위뿐임을 거듭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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