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젤리움 비떼」(Evangelium Vitae), 즉 생명의 복음은 내가 보기에는 지금까지의 교황님의 생각을 집대성한 것이다. 그것은 16년간의 재임기간 중 가장 명료하고 열정적이며 가장 위엄에 찬 회칙이다.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분은 생명에 대한 깊은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사실 그분은 아주 보수적인 분이시지만 요한 23세의「빠쳄 인 떼리스」 (지상의 평화), 바오로 6세「휴마네 비떼」(인간의 생명), 죽음의 문화에 맞선「에반젤리움 비떼」로 기억될 것이다.
교황님의 회칙은 읽기에 어려운데 이번 회칙은 그래도 쉬운 편이고 청주교구의 사목국장 송열섭 신부님이 잘 번역하여 주셨다. 적어도 우리 교우들은 이 회칙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적어도 이 회칙만이라도, 읽지 않는다면 교우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새 회칙은 바오로 6세의 피임을 반대하는 회칙「휴마네 비떼」를 삼켜 버렸고 이것은 적어도 윤리에 관한 한 마지막 중대 회칙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회칙은 다른 회칙과는 달리 1991년 4월 4일부터 7일 까지 로마에서 열린 특별 추기경회의에서 인간생명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인간 생명의 가치와 그 불가침성을 재천명해 줄 것을 교황님에게 청원하셨다. 그때 이 회의의 분위기는 추기경님들이 전 세계의 낙태사태에 대하여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래서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새 회칙의 준비 과정에서 전 세계의 모든 주교에게 의견을 묻는 개별 친서를 띄웠다.
결과적으로 이번 회칙은 집단적 의사를 담은 문서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교도권의 엄숙한 선언이다.
어쩌면 이 회칙은 전에는 공산세계의 전제정치에 대해 경고했던 반면 지금은 낙태와 안락사를 허용하는 풍요로운 서방세계의 이른바 죽음 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을 가리켜 한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바티칸의 싸움이라고 보면 과언일까?
교황님은 심지어 이렇게 말씀하신다. 『많은 나라의 법률이 헌법의 기본원칙을 벗어나면서까지 그런 행위를 합법화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셨다. 우리나라의 형법 개정안 제135조가 이에 해당한다.
이번 회칙에서 두드러진 것이 있다면 입법 당국에 윤리적 문제를 던졌다는 점이다. 교황의 새 회칙은 낙태ㆍ안락사ㆍ태아의 의학연구 사용ㆍ사형제도, 그리고 환경문제까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죄악으로 단정하고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옹호했다.
그러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죽음의 문화에 맞서, 잉태 에서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생명의 문화를 창조하자는 철저한 복음적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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