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씨는 자기이름대로「크게 어리석은」사람이었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자금 탄로로 국민의 분노와 사법당국의 목조이기에 눌려 지난 27일 오전 텔레비전을 통해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끝내 그는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
노씨는 TV화면에서 마른 눈물까지 훔치는 제스추어를 써가며 입으로는 사과와 용서를 빌었지만 속으로는 『보통사람 노태우, 믿어주세요』하던 지난날의 코미디를 되풀이 했을뿐이다.
이날 TV사과발표후 실시한 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우리국민의 절대다수인 89.5%가 노씨의 발표내용이 솔직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노씨는 자신이 조성한 비자금 총액은 5천억원이며 쓰고남은 잔액은 1천7백억원으로 그 자금은 기업들로부터 받은 성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금조성 경위나 돈을 받은 기업, 자금의 사용처 그리고 잔액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그는 당을 운영하는 경비를 지원하고 또 일부는 『소외되고 그늘진 사람들을 돕는데』그 돈을 사용했다고 했는데 뒤늦게 알려진 바로는 노씨가 한달에『1천원씩』꽃동네에 후원회비를 납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노씨의 정신상태를 감정해봐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씨는 30일 오전 검찰에 제출한 소명자료에서 비자금중 잔액이 1천8백57억원으로 처음 공개때보다 1백57억원 더 불어났을뿐 기대했던 나머지 은닉재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재산 은닉처로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곳은 증권이나 채권 등의 유가증권쪽과 2명의 재벌사돈 기업쪽 서울을 비롯한 전국 여러곳의 부인과 친인척 명의의 건물과 대지 그리고 스위스 등 해외은행에 숨겨둔 돈들로 수천억원대를 넘는다고 한다.
노씨는 이처럼 국민을 속이고 부정하게 긁어모은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여ㆍ야정치인들에게도 떡고물로 던져 놓았다. 이것은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울때 호신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술책」일수도 있다.
지금 노씨가 던져놓은 떡고물에 걸려 여ㆍ야가 서로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고 있는데 진상은 검찰이 노씨의 은닉재산과 함께 극명히 밝혀내야 할일이다. 그래서 장물(贓物)인줄 알고도 받아챙긴 그 책임을 마땅히 물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노씨는 사법처리 이전에 자신을 「양심법정」에 세워야 한다. 그래서 털끝까지도 꿰뚫어보시는 그분앞에 참회하고 국민앞에 속죄해야한다. 부정하게 도둑질한 모든 재산을 남김없이 국민에게 되돌려줘야한다.
끝끝내 부정축재한 「더러운 돈」으로 짐승처럼 살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을 다 내놓고 인간답게 살것인지… 아직도 선택할 시간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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