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약품 재분류 최종 결정이 응급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유지로 이뤄진데 대해서 환영한다. 이에 따라 응급피임약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구입, 사용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으로 가장 우려됐던 오남용의 문제를 다소나마 완화시킬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결정이 있기까지 적극적으로 인간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서 노력한 교회내 유관단체들 및 신자들, 그리고 뜻있는 시민단체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시한다.
이에 대해 많은 시민단체들과 함께 가톨릭교회를 포함한 종교계는 적극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우선적인 고려를 해준데 대해 다행이라는 뜻을 밝혔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생명운동본부장 이성효 주교는 무엇보다도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교육, 그리고 미혼모에 대한 인식의 전환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주력해야 할 과제들을 지적했다.
응급피임약 및 일반피임약의 재분류 문제에 대한 논의에는 사실상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들이 얽혀 있다. 의료계와 제약계의 첨예한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도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판단하기에 어려움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주장들이 난무했고, 그 와중에서 시민들의 건전한 판단이 흐려질 가능성도 많았다.
이뿐만 아니라 응급피임약의 전문의약품 분류 최종 결정이 내려진 지금에도 여전히 일부 여성계와 시민단체들은 직접적으로는 “의료계의 이해만 고려한 것”이라며 이는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낙태의 위험성을 여성에게 떠넘긴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으며, 추후에도 법적 대응을 계속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에 대한 논쟁은 언제라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위한 수호의 노력은 다방면으로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모든 사회적 논의와 논쟁들에 있어서 항상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정과 인식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강조하고자 한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그에 따른 존중이 바탕을 이루지 않을 때, 모든 결정은 결국 인간의 자의와 편의의 가치를 따르게 마련이다. 생명의 존엄성이 위협받을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 인식하지 못할 때, 결국은 다른 모든 가치들도 위협받고 훼손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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