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유기농지에서 마지막 생명평화미사가 3일 봉헌됐다. 오랜 기간 정부와 농민들 간에 갈등을 겪어왔던 이 지역에 새로운 평화의 물결이 흐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분쟁지였던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의 중재로 극적인 합의에 이르며 해결됐다. 이 같은 합의는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두고 오랜 기간 대립해온 정부와 농민이 큰 불상사 없이 평화적인 상생의 해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향후 두물머리에는 생태학습장이 조성된다.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지원하며, 구체적인 추진 사항들은 경기도와 양평군, 천주교, 농민 측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된 협의기구를 통해 본격 논의된다.
합의 과정에서 이용훈 주교는 4대강추진본부 심명필 본부장 및 두물머리 농민들과 만나 생태학습장 조성 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 교회가 앞장서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해결한 것이다. 900일 넘게 이어져온 유기농지 보존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이와 관련해 팔당 공동대책위원회 유영훈 위원장은 하루도 빠짐없이 미사를 봉헌하며 힘을 보탠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들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농민들이 외로운 투쟁을 이어갈 때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준 것이다. 유 위원장은 아울러 두물머리에 장기적인 유기농업 비전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세계 유기농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던 두물머리는 알려진대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두물머리는 앞으로 생명과 평화보전의 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과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일깨우는 교육의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우리 교회가 새로운 생명의 장을 여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오늘날 지구촌 곳곳에서는 극심한 환경파괴와 죽음의 문화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환경파괴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큰 고통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 점을 결코 잊으면 안 된다. 우리의 무분별한 자연훼손으로 기후변화와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말이다. 인간은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특히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적극 앞장서야 한다. 두물머리를 통해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결실을 맺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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