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해 한인성당 중고등부는 7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10박 11일로 포항에 있는 장애인 시설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우리는 이번 봉사에서 정말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바로 몸이 불편하신 분들의 세계이다. 우리는 팔과 다리, 또 머리가 온전하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적이 별로 없었고 그냥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 계신 장애인들은 말하고, 손짓하고, 밥 세끼를 먹는 것 등 사는데 지극히 기본적인 활동들도 다른 이들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그분들을 만나면서 사지가 다 있고, 정신이 온전하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새롭게 깨닫게 됐다.
봉사를 하러 간 60명이 모두 다 한 시설에 갈 수는 없었기에 우리는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져 각자 봉사지를 골라서 따로 갔다. 내가 간 베들레헴공동체는 정말로 특별한 곳이었다. 약간은 형식적인 큰 장애인시설들과는 달리 6명의 작은 인원으로 구성된 베들레헴공동체는 정말로 가족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개인이 설립한 시설이기도 하고 인원수가 작은 탓도 있겠지만, 한평생 모은 돈으로 시설을 설립하여, 장애인들을 정말 가족처럼 돌보며 그분들과 함께 사시는 대부님과 대모님께서 계시기 때문이기도 했다. 가족도 포기하고 다른 시설에서도 거부한 그분들을 데리고 와서 마치 나의 가족처럼 사랑하고 보살펴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대부, 대모님들은 그들을 그냥 보살펴 주시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분들이 현실적인 장애에 가로막혀 주저하지 않고, 삶에 대한 희망과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셨다. 그 활동 중에 하나가 바로 시였다. 베들레헴 가족들 중에는 몸이 불편해서 제대로 글을 쓰기 힘든 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한 달에도 몇 편씩 시를 적으시고 그중에는 출판까지 한 작품들도 있었다. 아래에 출판된 시집에 있는 시를 소개한다.
10박 11일의 봉사가 분명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 소중한 경험은 우리가 그분들을 도와주기보다 더 많은 도움을 받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곳 장애인들과도 더 많이 가까워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제는 장애인들을 만나도 낯설어하고 피하기보다 같은 인간으로서 다가가서 그분들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베들레헴 가족들이 출판한 시집의 시 한 편.
날개
최영수(사도 요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푸른 창공을 유유히 날고있는
녀석들
그들을 동경하는 나는
작은 새
날갯짓 하듯
양팔 펼쳐 보지만
날지 못하는 겁쟁이
눈 시리도록 푸른 하늘만
멍하니 바라볼 뿐
움츠리다 움츠려들다
꺾여버린 용기
부러진 날개로는 날 수가 없어
그러나 내 안에
또 하나의 작은 새
쉼 없이
부러진 날개 접었다 폈다
날아오르려
날아오르려다가
어느새 땀에 젖어
또다시 무거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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