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시위가 한창이던 어려웠던 시절, 젊은 학생들간에 이런 농담이 있었습니다.
『대열 앞에 서면 주동인물이요, 뒤에 서면 배후인물, 중간에 서면 중심인물, 옆에서면 보조세력, 바깥에 서 있으면 제3의 세력…』
우스갯 소리긴 하지만, 이처럼 우리 사람의 말이란 것은 그것을 어떻게 갖다 붙이느냐에 따라 코걸이도 됐다 귀걸이도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말입니다.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똑같은 상황인데도 그 관점에 따라서 전혀 상반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일례로 똑 같은 행동인데도 어느 한편에서는 『미꾸라지 한마리가 시냇물 전체를 흙탕물로 만든다』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그 반대편에서는 『작은 누룩 하나가 빵 전체를 부풀게 한다』라고 추켜세웁니다.
음식점에서 똑 같은 고기를 먹으면서도 한사람은 『고기가 너무 질겨서 틀렸다』하고, 다른 사람은 『고기가 쫄깃쫄깃하니 맛있다』고 반대로 표현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한가지 일에 몰두하는 사람을 보고 누구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의 가망없고 무모한 짓』이라고 비웃는가 하면 누구는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듯이, 계속 한우물을 파는 집념』이라고 칭찬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상사로보터 『제발 그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고 힐책을 듣는가 하면, 어떤때는 『혼자 튀지말고 상식선에서 처러하라』는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이래도 탈, 저래도 탈, 이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이 무성한 사람들 말의 홍수 속에서, 또 말하기를 좋아하는 저는 오늘도 무성한 말을 뱉으며 살아갑니다.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박시정씨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주부터는 서울 수유동본당보좌 이명찬 신부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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