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기도중에 시부모님과 남편도 잊지않고 봉헌했다. 주님은, 착하지만 아직 주님을 깊이 느끼지 못하는 남편을 교회 봉사자로 쓰셨고 자격이 없는 남편을 꾸르실료피정까지 보내주신 것이다.
피정에서 돌아오던 날, 남편은 확실히 주님을 만나는 체험을 했고 가방을 내려 놓자마자 내 앞에서 생전 처음 뜨거운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남편의 권유로 나도 대 뉴욕지구 여성2차 꾸르실료에 다녀왔다. 우리의 신앙은 이렇게 한발자국씩 주님께 가까이 다가갔다. 하느님의 사랑은 늘 내 가정안에 함께 하셨고 나는 그분의 사랑을 한 고비씩 크고 작은 어려움을 넘길 때 마다 더 크게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남은 숙제였던 시부모님을 주님앞에 모셔 갈 수 있기까지 나는 하느님의 뜻안에서 참으로 믿는이의 모습을 보여 드리려 노력했고 주님은 절대로 나의 기도를 저버리지 않으신다는 굳은 신념으로 18년동안 청한 나의 기도가 열매를 맺어 시부모님이 세례를 받으시던 날 나는 이 집안의 며느리로서 한 몫을 할 수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올리고 감사드렸다.
내가 받은 많은 은총을 이웃과 나누기 위해 94년 1년동안 퀸즈 한인천주교회 어머니회 회장으로 후회없이 봉사하였고 내가 그토록 아쉬워했던 교직의 꿈을 다시 이루어 주시어 교회 한글학교 교사로서 한국의 얼을 심어주고 우리말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도 주셨다.
이제 쉰살의 문턱을 넘어서려는 이때 내 삶의 발자국을 뒤돌아 보니 선명히 찍힌 자국마다 주님이 함께 하시지 않은 것이 없었다는 것을 가슴 뜨겁게 느낀다.
앞으로 살아 갈 날들이 살아 온 날들보다 훨씬 적게 남았기에 주님이 허락하신 시간들이 그분을 위해 봉헌하며 참으로 기쁨을 드릴 수 있는 하루 하루가 될 수 있길 청할 뿐이다.
지금까지 김혜옥님의「나의 발자국」을 애독해 주신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주 (11월 19일, 제 1979호)부터는「창간 68주년 기념 신앙수기 공모」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경상북도 상주시 남성동에 거주하시는 박춘강(가밀라)님의「고통을 은총으로」를 연재합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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