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오늘 11월 26일 그리스도왕대축일부터 12월 2일까지 한주일은 한국교회가 정한 성서주간이다. 올해로 열한번째 맞이하는 성서주간은 모든 신자들이 성서와 친숙해지도록 하고 성서를 생활의 지침으로 삼도록 도와주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즉 성서가 삶의 중심이 되고 성서내용을 생활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설정된 것이다.
성서의 생활화 즉 성서를 가까이 하기 위해서는 성서가 어렵고 딱딱한 책이라는 선입견부터 버려야 한다. 사실 성서는 열심히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는 책이다.
특히 성서의 가르침이니 이 세상 모든 의문들과 물음에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성서를 매일 읽는 신자들의 수가 아직도 소수에 지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각 교구나 수도회, 본당이나 단체가 주관하는 성서공부나 성서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돼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말마디 그대로 「성서생활화」가 얼마나 이뤄져 왔는지는 의문인 것이다.
한국교회의 내적성숙을 위해서는 보다 활발한 성서읽기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예비자 교리나 주일학교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성서를 읽고 배우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는 교리교육이 성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예비자때부터 성서에 맛들이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또 성찬의 전례 뿐만아니라 말씀의 전례에도 큰 비중을 둠으로써 성서가 우리 신앙생활의 지침이 되도록 이끌러 주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례받은 기성 신자들을 위해서는 10년째 젊은이 성서모임을 지도해 오고 있는 서울대교구 홍인식 신부가 시도하고 있는 「주일복음 나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 홍신부는 온 가족이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전에 그 주일의 복음과 독서를 먼저 읽고 묵상할 수 있는 자료집을 매주 1천명 이상에게 우편으로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차제에 이같은 주일복음 나누기와 더불어 전국의 모든 본당에서 사제와 신자들이 소그룹 성서공부를 일제히 시작한다면 한국교회의 성서생활화는 앞당겨질 것이다.
이번 성서주간을 맞아 우리 모두 좋아하는 성서구절마다 색연필로 밑줄을 긋는다든지 편지, 엽서, 카드의 인사말을 모두 성서구절을 이용해서 써보자. 또 잠시 여행을 다닐 때도 꼭 작은 성서를 갖고 다니며 남이 볼 때도 거리낌 없이 읽어 보자. 성서 읽는 기쁨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어느 수녀님이 권하는 조그만 실천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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