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 부정축재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데 이어 5.18특별법 제정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교회력으로 새해인 대림시기를 맞았다.
그 어느 때보다 세속물결의 교회침투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아기 예수는 고요히 오실 것이다.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 뒤이은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은 국민들을 경악케하고, 흥분시키며 좌절케 하다가 끝내 씁쓸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때 그리스도의 탄생과 재림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맞은 것이다. 대림시기는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것을 기다리며, 회개와 속죄로 구세주를 맞기위해 준비하는 시기이다. 이때의 준비자세는 고달픈 세상살이가 싫어서 죽지못해 사는 자세가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실 분이 오신다는 기쁨에서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 한장을 남겨 놓은 달력 앞에서 우리 신앙인들은 「기다림」에 대한 묵상을 새롭게 해 볼 필요가 있다. 「인생은 기다림」이란 말처럼 계절의 변화와 생(生)의 흐름속에서 우리는 무엇인가 찾고 있다. 기다림은 맹목적인 시간낭비가 아니라 꿈과 사랑과 노래, 독서와 사색과 대화, 기도화 봉사와 준비의 시간이 되어야 할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상 최악의 「노태우 부정축재 사건」으로 상대적 빈곤감 속에 극도의 자학과 허무주의에 빠져 있다.온 국민이 가진 자들의 부도덕과 파렴치에 분노하며 연일 보도되는 부패구조에 눈과 귀가 쏠려있는 동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멀어져 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절제와 속죄의 기도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대림시기에 우리 신앙인들부터 사회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이들 불우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일에 적극 앞장서야겠다.
기쁨에 찬 기다림의 시기인 이번 대림절 기간동안 틈틈이 고요한 곳을 찾아 묵상하며 자신의 잘못을 돌이켜 보고 이웃과 사회속에서 선행을 실천하는 이에게 아기 예수의 강림은 진정 뜻이 깊을 것이다.
지금도 자발적으로 성당을 찾아오는 구도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발길을 천주교회로 이끄는 것은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선행을 실천하는 작은 그리스도인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모두 이번 대림 기간동안 작은 선행 한가지씩 만이라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자. 그래서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하도록 힘쓰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