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횟집에서 당신을 보았던 것이 벌써 2년이 넘는 군요.
도회지 사람들이 늘 그렇듯이 저도 그날 끝없이 넓은 바다 앞에 서서, 그동안 조그만 것들에 매달려서 쫓기듯 허둥대며 살아온 내 상황이 한심하게 느껴지면서 넘실대는 물너울에 넋을 빼앗기고 있을 때 당신을 만났죠.
인상에 남는 것은 그날 당신의 눈은 흐린 날씨만큼 흐린 눈빛이었습니다. 그날 둘이서 늦도록 소주를 마신뒤 헤어져 돌아오면서 난 모르던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삶의 자리가 아닌 잧선 객지에서 우연히 만난 생면부지의 사람끼리도 이토록 서로가 마음속 깊이 숨겨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거구나…
그러면서 저는 대도시에 살다 오랜만에 고향 바다를 찾았다는 당신을 떠올리며 순간 옳아. 무릎을 쳤습니다. 줄곧 초점을 잃은 듯한 당신의 눈…
도시 사람들이야 바로 코 앞에 빌딩이 서 있고 번쩍이는 것들에 눈의 각도가 좁아지고 반짝반짝 할 수 밖에 없지만, 그에 비해 먼 수평선에 눈의 초점을 맞추며 살아온 당신이야 복잡한 도시에서 눈의 초점을 어디에 둘 줄을 몰라 흐릿할 수 밖에…
약삭빠른 어린 쥐처럼 반짝이는 이런 눈빛에 비해 흐릿한 당신의 눈이 더 자연을 닮아 넓은 눈이었다는 것을…
어눌한 말투에 어수룩한 당신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요즘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늘 갈증이 심해서 내뱉는 말 끝마다 먼지가 일어납니다.
그날 당신과 이런 얘길 나누었지요.
우리 사람의 마음 속에도 관절이 있어서 관절염처럼 삐꺽대는 마음도 많을 거라고…
오늘 제 마음이 심하게 삐꺽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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