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 살면서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성모님도 사랑할 수 없는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는 내가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할 줄 알게 된 것입니다.
아버지는 이 못난 딸을 그토록 사랑하셨기에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 주셨고 예수님 또한 나를 위하여 죽기까지 사랑하셨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동안 반평생을 헛되게 살아온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항상 가난하다고 불평, 힘들다고 불평하며 내 남편 한사람을 사랑하지 못한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자식이 많아 힘들다고 불평하던 제가 그 아이들이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돌봐주신 하느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비록 초라한 사글세방이지만 따뜻하게 잠 잘 수 있는것에 감사했고 일어나면 새날 주심에 감사드렸습니다.
저는 성모회에도 가입하여 바쁜중에서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자리에 들때까지 하느님께서 함께 해주신다는 생각에 마음 든든함을 느끼며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하느님의 자녀 다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남편 비오의 생활엔 쉽게 변화가 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저를 통하여 비오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여 주었습니다. 그것은 남편을 대하는 저의 태도가 바뀐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미워했던 남편이 그저 건강하게 함께 살아주는 것만도 감사하고 그동안 가장 노릇을 제대로 못한 그이가 오히려 가여운 마음이 들면서 남편이 어떠한 행동을 해도 무슨말을 해도 절대화내지 않고 오히려 그를 위하여 기도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남편은 술을 끊고 가정을 돌보니 싸움도 없어 지고 가정에 평화가 온것입니다.
저는 돈을 조금 모아서 노점을 정리하고 조그만 가게 자리를 하나 빌려 분식점을 차렸습니다. 떢볶기, 만두, 도너츠 등을 만들어서 파는데 손님을 주로 코흘리개 어린 아이들이므로 수입은 얼마 떼어 놓기도 하고 조금씩 저축도 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두딸은 벌써 어려운 가정 형편을 생각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시집갈 돈이라도 벌겠다며 객지에 나가 있는게 마음 아팠습니다.
큰아들 이사야도 대학에 가는것 보다 돈을 벌어 어머니를 돕겠다고 했지만 아들에겐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싶어 집 걱정보다 공부하는 것이 너를 위한 길이고 또 에미를 돕는일이라고 설독하여 대학에 입학을 했으나 일학년을 채 못마친 이사야는 공부를 뒤로 미루고 군에 지원하겠다며 자기의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휴학과 동시에 입대했고 어린 나이에 군 생활을 잘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대견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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