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오후 2시 30분경 서울 일본대사관앞에서는 방패를 든 전경들과 「일본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반대」「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등의 피켓을 든 2천여명의 수녀들이 기도와 성가로써 대치하는 보기 드문 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모인 수녀들은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인권회복을 위한 기도회 일정에 참가, 명동성당에서부터 대사관앞까지 침묵 도보시위를 벌인 터였다.
일본 대사관 앞까지의 침묵도보시위는 2만여명의 뜻이 담긴 서명용지와 무라야마 총리에게 보내는 수도자들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예정보다 1시간 앞서 도착했다는 점과 약속과 달리 많은 수의 수녀들이 대사관 정문 바로 앞까지 진출, 위협을 느낀다는 대사관측 항의로 연합회가 요구한 편지와 서명용지 수령장 서명은 1시간이나 기다린 후에 이루어졌고 그사이에 수녀들은 영하의 날씨를 감당하며 로사리오기도와 성가로 그들의 치졸한 항의를 삭여야 했다.
추위속 시위와 철야기도로 기도회 일정을 진행시킨 장상연은 행사후 많은 수녀들이 몸살을 앓지 않을까 하는 우려속에서도 그같은 몸살은 그동안 소외된 여성들의 아픔에 동참하지 못했던 안일함을 깨는 외적 표시일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번 기도회는 그들말처럼 버려지고 잊혀진 여성들과 함께 하려는 아주 어설픈 시작일 수 있지만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기도와 함께 행동으로 보였다는 점에서 교회내 외 여성들에게 큰 용기를 부여했다고 본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여성들과 함께 가면서 또한 기도회를 통한 외침을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겠다는 수도자들의 겸허한 모습이다. 기도회를 통해 특별히 만들어진 「깨어나 함께 가리라」는 노래처럼 고통받는 여성들과 연대해 가고자 하는 여성 수도자들의 여성으로서의 새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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