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신학(?)…★
평소에 술을 잘 안하던 가밀로씨가 최근에 불경기의 여파로 사업이 잘 안 풀리자 조금씩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제법 술을 잘 마시는데 어느새 술자리 신학(?)론까지 편다.
『술먹다 죽으면 천당가지 싶어요』
『어째서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술자리에서만큼 이웃을 위해 주는데가 어디 있습니까?』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어허! 이 양반들 참말로 못 알아 들으시네. 술마실때 만큼은 옆의 사람 잔비우기가 무섭게 따루어 주지오. 잘 안 마시고 있으면 어서 들라고 권하지요. 심지어는 억지로라도 먹이잖아요. 자기 것만 챙기는 이 세태에 그처럼 나눔의 신비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자리가 있음 나와보라 그래요』
★…인력난…★
철수가 죽어서 천당에 갔다.
베드로 사도께서 그를 반가이 맞으며 『애썼다, 잘 오너라. 너의 열심한 삶의 결과로 이 천국을 얻게 되었구나. 너를 위해 마련된 영원한 복락을 누리도록 하여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철수가 베드로 사도에게 『저 어~, 베드로님 사람 하나 찾아 주실 수 있으십니까?』하고 물었다.
『누가 말이냐?』
『제 친구 만수인데요』
『만수? 만수라…?』
『네, 저보다 두달 먼저 죽었어요. 아마 이곳에 와 있을거예요. 별루 나쁜 친구가 아니었거든요』
『가만있자. 어디 마…, 만…, 만소, 만쇼, 만…? 그런 이름 없는데?』
『잘 살펴보세요. 어디 있을거예요』
『아니, 분명히 없어요. 자, 봐!』
그러자 그만 철수는 마치 자기가 죄인인듯 목소리가 작아지며 『그럼 만수는 어디 갔을까요?』하고 다시 물었다.
『안됐네만, 여기 없으니 아마, 지옥에 있겠지』하고 베드로 사도가 대답 하시면서 이제 막 천국에 들어와 기뻐하기 보다 만수 소식에 슬퍼 울상을 짓는 철수를 달래며『자, 자! 그만 안으로 들어가시게. 자네가 그토록 그리워하니 내가 특별히 통화를 시켜 주겠네』하자 철수는 뛸듯이 기뻐하며 지금 당장 해달란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워낙 거리도 멀고, 또 통화회선이 부족해서 신청하고 한6개월 기다려야 되니, 푹 잊고 천국생활에 적응하고 있으면 내가 알려 줄께』하고 등을 떠밀어 안으로 들여 보냈다.
정신없이 세월이 지났는데 어느덧 6개월쯤 됐던지 베드로 사도께서 철수를 불렀다.
『자, 네 친구 만수가 저편에 나왔으니 통화 해보게』하시며 수화기를 주신다.
그리움과 연민의 정에 사무쳐서 철수가 거의 울음섞인 목소리로 『만수야!』하고 불렀다.
그러자 뜻밖에도 저편의 만수가 명랑한 목소리로 『응, 철수구나. 거기가 어디야?』한다.
『여긴 천국이야, 그래 이사람아 얼마나 고생이 많은가?』
『뭐, 별루 고생이랄거도 없어. 하루 24시간 중 겨우 두세시간 정도씩 교대로 지옥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의 풀무질만 하면, 그 이외엔 자유시간이야. 고스톱도 치고 슬롯머신도 하고…. 재미있어. 그래 넌 천당 있다니까 끝내 주겠구나?』
그러자 이번엔 반대로 철수가 풀죽은 목소리로 『말마. 죽을 지경이야』『아니, 어떤데?』『글세, 내 말좀 들어봐.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서 주님의 영광을 노래하는 합창대에 나가야 하고 주님의 행차에 천사들의 앞에 서서 길을 쓸어야 할 때도 있고, 어떤때는 앞길에 꽃잎을 낱낱이 뜯어서 뿌려야 하며, 밤하늘의 별이 찬란히 빛나도록 별을 다섯개씩이나 닦고 나면 새벽 두시가 넘어야 겨우 잠자리에 들 수가 있어』『아니 천국이 어쩌다 그렇게 됐어?』그러자 철수 왈, 『한마디로 말하자면 순전히 인력난이지. 천국엔 사람들이 통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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