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50년 전에 태어났다면 나와 같은 성노예가 되었을 것이예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1천여명의 수녀들은 눈물을 흘렸다. 12월 4~5일 전국에서 온 수녀들이 명동성당에 모여 일본군의 성노예로 살아야했던 할머니들의 한을 함께 나누고 일본의 사죄와 정당한 배상을 요구하는 철야기도회가 있었다.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연극「노을에 와서 노을에 가다」는 낮에 있었던 일본대사관까지 침묵시위와 미사를 더욱 의미있게 해주었다.
특히 연극이 사실로 다가온 것은 극 중 김학순 할머니께서 나오셔서 당신의 체험을 긴 한숨과 분노가 섞인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순간이었다. 할머니의 체험이 역사 속에서 사라져가는 그 시대의 아픔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해야 할「여성」의 아픔으로 다가왔다.
이 순간에도 성폭행, 매맞는 여성, 여성농민, 근로여성, 가출청소녀와 여성의 인신매매 등의 형태로 계속되고 있음을 깨달으며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하는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로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는「동료」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철야기도를 마치고 이른 새벽에 돌아오면서『올 한 해도 이렇게 아무런 성과없이 그냥 보내고마니 함께 지내던 5명은 죽고 다른 할머니들은 점점 병들고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죽고 말면 그냥 덮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바심에 밤잠 못이룬다』는 할머니의 음성이 귀에 쟁쟁하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정오에 열리는 시위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다면 조금이나마 이분들께 힘과 위로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 정말 그분들의 상처를 당신 손수 어루만져주시고 온 세상이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고 오심을 기뻐하는 이 시기에 그 분들께서 새해에는 꼭 일본의 사죄와 보상을 받고 긴 세월의 한을 조금이나마 푸실 수 있는 기쁨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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