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웹스터의 문학작품 「키다리 아저씨」는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읽히는 애독서 중 하나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아원에 살던 주인공 제류샤 에벗은 후원을 받아 대학에 진학한다. 대신 후원 받는 조건으로 후원자에게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써야 한다. 후원 통보를 받고 나오는 길에 소녀는 우연히 자신의 후원자가 고아원을 나서는 것을 본다. 석양에 비친 그의 긴 그림자가 마치 아주 다리가 긴 사람처럼 보여, 소녀는 마음속으로 그를 ‘키다리 아저씨’라 부른다. 이 작품은 독특하게 주인공이 대학생활을 하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인공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과 꿈,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보낸다. 그녀는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의 도움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한 사람의 작은 나눔과 사랑이 희망도 꿈도 없던 가엾은 소녀에게 단순한 물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세상을 향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 작품의 내용처럼 통상 ‘키다리 아저씨’란 의미는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후견인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지금 우리는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고 있는가? 혹은 그동안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을 받은 적은 없는가? 인간은 누군가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면 그에게 은혜 갚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사랑을 주신 분의 마음을 기리기 위해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나눔의 기쁨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나눔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한다.
“나눔은 모든 행복의 근원이다. 재물을 나누는 것은 조금 나누는 것이고, 지혜를 나누는 것은 많이 나누는 것이며, 사랑을 나누는 것은 모두 다 나누는 것이다. 인간은 각자 가진 것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재산을 많이 가졌고, 어떤 사람은 지식과 지혜를 많이 가졌으며, 또 어떤 사람은 재산이나 지식은 없어도 인간에게 꼭 필요한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가지고만 있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소유하고 있는 것을 나누어야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진정한 행복은 나눌 때 느끼는 것이다. 그 중에서 제일은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은 어떠한가. 주님은 그저 봉사와 아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주셨다. 우리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당신을 아낌없이 내어주셨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희생하면서도 사랑해주셨는데, 정작 우리는 그분의 사랑을 되돌려드릴 수 있는 방법인 ‘형제자매 사랑하기조차’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 내가 당연히 받아야 할 선물처럼 여기고 그저 말로만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다른 이에게 은혜를 입었다면, 고마운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기고 다른 어려운 이들과 나누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젠 우리 차례다. 주님께 받은 사랑과 은혜를 다른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는데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이것저것 재고 판단하는 사랑이 아닌 헌신적인 사랑으로 말이다. 주님께서 주신 계명인 서로 사랑하는 말씀을 가슴에 새길 때다.
인간은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내가 채워 주고, 내가 필요한 것은 도움을 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곧 상생의 삶이다. 주위엔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거나 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니다. 자신도 힘들고 부족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선뜻 나서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가르쳐주신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하며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