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교구 ㅎ본당 김베드로(가명) 신부는 본당 한 신자로부터 딸 A양 문제를 의논하는 전화를 받았다. 대학생인 A양이 정신적 방황을 하며 여기저기 교회나 기도 모임을 찾아다니다가 신천지교회를 알게 됐다는 것. A양은 어떤 점 때문인지 여기에 흠뻑 빠져들었고, 열성 참가자가 됐다. 흔히 얘기하는 ‘추수꾼’이 된 것이다. A양은 친구들까지 신천지교회로 이끌었고 “신부님들도 개종시키겠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고민이었다. A양의 어머니는 A양 친구 부모들로부터도 A양 때문에 자신들의 딸들이 신천지에 빠지게 됐다며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소위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교회)이라는 신흥종교단체의 문제가 가톨릭교회 내에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가톨릭 신자 대상의 포교 활동이 늘어가면서 몇몇 교구에서는 가족 분쟁, 자녀 가출 등 피해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이들은 기존 개신교 신자 대상의 포교 방향을 가톨릭 신자로 선회했다. 최근에는 가톨릭 출신 신자들만 별도로 모아 선교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처럼 신천지교회로 빚어지는 물의들은 신천지교회뿐만 아니라 신흥종교 문제 전반에 대한 교회의 실질적인 관심과 대책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개신교를 비롯하여 타 종교와 비교할 때, 신흥종교단체 문제와 관련해서 이렇다 할 교회 내 전문 연구 기관을 찾아볼 수 없고 전문가 양성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신흥종교단체의 범람이 기성종교가, 그리고 더 직접적으로는 한국 가톨릭교회가 신자들의 영적인 목마름을 채워주지 못해서 생겨난 ‘빈틈’에서 발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종교사회학자 노길명(세례자 요한) 고려대 명예교수는 “신흥종교는 점차 대형화 되고 있는 현대의 기성교회들로 하여금 ‘잃어가고 있는’ 교회 본연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종교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강한 집단 응집력 등 신흥종교단체의 집단적 특성들은 소외되고 억눌리거나 상처받고, 또는 삶의 방향과 방법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피난처 내지 구원처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사목자는 가톨릭 신자들이 신흥종교에 쉽게 이끌리는 이유가 “교회가 신자들을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만약 교회가 신앙의 참된 기쁨과 구원의 신비를 맛볼 수 있도록 해준다면 ‘신천지’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밖에서보다는 교회 안에서, 우리 스스로의 신앙 생활 안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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