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소공동체 운동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주교회의 소공동체 전국 세미나가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전주 등지에서 각각 열렸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한국교회에 소공동체가 도입된 지 20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마련돼, 그동안의 성과와 전망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참석자들은 이 세미나를 통해 소공동체 비전에 대한 이해와 저변 확대를 이루고 사목적 실천 사례를 살펴보며 향후 소공동체 실현 가능성과 희망을 나눴다.
친교의 교회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 소공동체가 추구하는 교회상이다. 그동안 우리 교회 안에서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결실로 일부 교구와 본당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여러 교구와 본당에서 어떤 명칭이나 형태로든 소공동체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엄정하게 한국교회 안에서 소공동체 운동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소공동체 운동을 펼쳐나가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은 이 운동에 대한 인식이다. 소공동체 운동이 하나의 특색 있는 사목인지 아니면 교회 자체의 정체성에 관련된 필연적인 소명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교회는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결실을 거두었다고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는지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
한국교회는 단지 하나의 운동으로서가 아니라 교회론적인 문제이며 참된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과제임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소공동체는 나눔과 섬김, 증거의 공동체이며 삶의 현장인 가정에서 모이는 작은 공동체이다. 이는 곧 초대교회의 모습이다. 교회의 많은 문헌에서도 소공동체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교회의 선교사명 51항’에는 “기초공동체(소공동체)는 교회 활력의 표지이고 신자 양성과 복음화의 도구이며 복음화와 기초적 복음선포의 도구”라고 언급하고 있다.
교회의 내적복음화는 물론 사회복음화 도구로도 소공동체는 중요하다. 많은 소공동체 전문가들은 소공동체 운동의 정착을 위해 우선 본당 사목자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토대 위에 소공동체를 복음 전파의 못자리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전개돼야할 것이다. 신앙이 삶 속에서 실천되는 소공동체 운동의 성공적인 결실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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