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교황청어린이전교회 인도지부에서 열린 SOMA(The School Of Missionary Animators)에 서울대교구 대표로 참석했을 때였다. 당시 한국교회 주일학교 현황을 소개하는 전시회도 했는데, 인도 수녀님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물건은 ‘웃고 있는 예수님 캐릭터’였다. 서울대교구에서 개발한 열쇠고리 등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에는 웃으면서 야구하는 예수님, 함박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지휘봉 들고 계신 예수님 등이 그려져 있었다. 수녀님들은 캐릭터를 가리키며 ‘누구’냐고 물었고, 예수님이라고 대답하면 하나같이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왜 예수님이 웃고 계시느냐는 것이다. 그 땐 인도교회에서뿐 아니라 한국교회에서도 예수님의 웃는 모습은 낯설고 어색해했다. 지금은 파안대소하시는 예수님 모습이 익숙하지만 당시엔 가톨릭교회에서의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 계시는 모습만 떠올릴 때였다.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웃으셨다는 말씀은 없지만, 한 처음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보면 예수님 역시 행복한 웃음을 항상 지으셨으리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보시니 참 좋았다’라며 찬사를 보냈는데, 이 말씀 안에는 세상을 평화, 사랑, 긍정 그리고 행복으로 창조하심을 내포하고 있다. 하느님의 창조물중 가장 행복하고 복되게 창조된 것은 인간이다. ‘하느님 모습’대로 지어졌고 ‘하느님의 숨’을 나누어 가졌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얼굴은 ‘하느님의 얼’이 살아있는 ‘굴’이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것은 ‘하느님의 얼’을 ‘하느님의 숨’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얼굴 찡그리지 말아야 한다. ‘내 얼굴’은 ‘내 안에 계신 하느님의 얼’이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얼굴’에 하느님의 에너지를 듬뿍 담아야 복을 받는다. 활짝 웃는 얼굴이 태초에 하느님께서 나를 만드신 ‘보시니 참 좋은 나’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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