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가톨릭학술상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한국교회의 척박한 학문적 풍토 안에서 수상자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 학문의 발전을 위해, 변하지 않는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서 학문 연구에 투신하여 높은 성과를 거둠으로써 교회 학문의 발전에 기여해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학문 발전을 위해 노력한 학자들을 격려하고 그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서 한국교회 안에서 유일하게 제정된 가톨릭학술상이 어느덧 16회를 맞아 명실상부한 권위를 지닌 학술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가톨릭교회는 그동안 고도 성장을 이루며 빠른 속도로 교세를 키워왔지만 지난 90년대 이후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숙의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여전히 한국교회의 신앙적 활력은 살아있지만 정작 민족과 문화의 전통 속에 그 뿌리를 확고하게 내려있다고 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면들이 적지 않기에 복음화의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과제와 투신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복음화의 여정에서 종종 결여되고 있는 것이 바로 교회 학문의 발전을 위한 투자와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사제들과 특히 최근 들어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평신도 학자들의 약진은 그런 의미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하겠다. 신학과 철학을 근간으로 하되 복음적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다른 모든 분야의 학문적 탐구는 교회 발전에 있어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토대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올해부터는 본상과 연구상 외에도 새로이 번역상이 신설되어 가톨릭학술상의 발전에 또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 가톨릭 학문의 토대가 여전히 일천한 한국교회 안에서, 그리스도교적 뿌리를 지니고 있는 서구 교회와 학계의 빼어난 저서들을 한국어로 번역해내는 일은 순수 저술의 과제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전히 번역되어야 하는 교회내의 고전들이 숱하게 남겨져 있다는 점에서, 이는 번역의 과제를 진작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가톨릭학술상 본상과 연구상, 번역상에 선정된 전헌호 신부와 주원준 박사, 그리고 이종한씨 등 수상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하면서, 앞으로도 교회 안에서 제2, 제3의 가톨릭학술상이 제정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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